'라임' 판매사 줄줄이 직무정지…연임 앞둔 은행장들 좌불안석


신한·하나은행 등 지배구조 촉각…은행 반발 속 징계 수위 쟁점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20-10-12 오후 3:34:16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환매중단을 일으킨 라임자산운용 사태가 은행의 지배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이 펀드 판매사인 증권사부터 제재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함께 펀드를 판매한 신한·하나은행이 좌불안석이다. 조만간 진행할 은행권 제재 절차가 최고경영자(CEO) 임기 만료 시기와 맞물리면서 다음 행장 선임에 변수로 작용하게 돼서다. 앞서 증권사 CEO들은 직무정지 등 연임이 불가능한 중징계를 사전 통보받았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달 하나은행 등 종합검사가 끝나는대로 판매사 은행에 대한 징계 수위를 한 번에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태를 초래한 라임 무역금융펀드의 판매 은행은 신한·우리·하나·기업·부산·경남·농협은행 등 7개다. 이에 따라 오는 12월까지는 징계 수위가 은행에 사전 통보될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가 된 펀드의 판매 기간은 지난 2018년 11월27일부터 2019년 7월17일까지다. 이 기간과 임기가 겹치는 은행 전·현직 임원들이 징계 대상으로 거론된다. 작년 3월부터 행장직을 맡은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지성규 하나은행장도 포함된다. 특히 두 행장은 각각 오는 12월 말과 내년 3월 임기 종료에 따라 재선임 여부를 묻게된다. 경영 성과와 행장 임기 관례상 은행권에선 두 사람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본다. 
 
신한은행은 보통 CEO 임기 종료 한 달 전에 경영승계 절차를 마무리한다. 하나은행은 정관상 30일 전까지는 승계 절차를 개시해야 한다. 징계가 최종 결정되는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는 신한은행의 CEO 선임 절차를 전후로, 하나은행 절차보다는 앞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 연임 이후 징계가 결정되더라도 직무정지 처분을 받으면 그만둬야 한다. 문책경고 등의 중징계시에도 경영리스크를 안을 수밖에 없다. 문책경고만 하더라도 3년 재취업이 제한되며, 해당 징계를 받은 금융권 CEO 다수는 임기 중간에 사퇴한 전례가 있다. 
 
금감원은 지난 6일 펀드 판매 증권사인 신한금융투자·KB증권·대신증권 등 3개사 CEO에게 직무정지를 사전 통보했다. '해임-직무정지-문책경고-주의적경고-주의' 등 5단계 징계 중 두 번째로 수위가 높다. 직무정지가 최종 확정되면 6개월 내 업무를 중단해야 하며, 금융권 재취업이 4년간 막힌다. 은행권 판매 비중이 3분의 1 수준인 데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은행 임원들도 비슷한 수위의 제재가 결정될 것이란 시각이 많다.
 
반면 은행들은 라임 사태 초기부터 자신들도 피해자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런데도 금감원 분조위 사적화해안인 100% 투자원금 전액 반환 결정에는 동의했다.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 시행세칙에 따르면 감독당국이 금융사 임원에 대한 제재를 정할 때는 '손실에 대한 시정·변상 여부'를 참작해야 한다. 직전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로 문책경고를 받은 은행 임원들은 법원에 효력 집행 정지 가처분신청을 내기도 했다. 이 때문에 금감원이 은행 중징계에 대한 부담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무역펀드 관련 분조위 결정은 사모펀드 판매사 책임 강화라는 감독 기조 변화를 알리면서 투자자 원금의 빠른 배상을 바란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배상을 결정한 일부 은행들이 운용사에 대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동시에 밝힌 만큼 징계 수위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최고경영자 임기 종료 시기를 맞은 신한·하나은행이 라임 무역금융펀드 관련 징계 시점에 촉각을 세운다. 사진은 올해 초 한 금융포럼에 참석한 지성규(오른쪽부터) 하나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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