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진정세에 고개 드는 정제마진…정유업계 반등 조짐


복합마진 7개월 만에 2달러선 회복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20-10-14 오전 5:31:00

[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정유사의 핵심 수익 지표인 정제마진이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국제유가도 회복세를 타면서 상반기 '적자 행진'이 하반기엔 끝날 것이란 관측이다.
 
13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2달러로, 전주 대비 0.5달러 올랐다. 정제마진이 2달러를 넘은 것은 지난 3월 둘째 주 이후 30주 만에 처음이다. 
 
정유사의 핵심 수익 지표인 정제마진이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바레인 사히르 유전. 사진/뉴시스
 
6개월간 마이너스 마진을 맴돌던 정제마진이 4주 연속 플러스를 기록한 데에는 코로나19 진정세가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해 감소한 석유제품 수요가 휘발유를 중심으로 회복 중이기 때문이다. 실제 휘발유 마진은 8월부터 배럴당 4달러를 웃돌며 손익분기점을 넘겨왔다. 하지만 항공유와 경유의 수요 회복이 더뎌지면서 복합정제마진이 낮게 형성된 것이다.
 
하지만 이달 들어 항공유 마진까지 플러스 전환에 성공하면서 전체 마진을 밀어 올렸다. 항공사들이 최근 러시아·베트남 등을 시작으로 국제선을 천천히 재개하고 있고, 동절기 대비 비축용 항공유를 사들이면서 수요가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마진 회복세가 지속하면서 상반기 내내 계속됐던 국내 정유사들의 적자 행진도 일단 멈출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올 3분기 175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 대비 24%가량 감소한 수준이지만, 올 상반기 1조20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낸 이후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증권업계는 SK이노베이션도 3분기 128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적자를 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도 '적자 늪'에서 벗어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정유사들은 아직 의미 있는 실적 반등은 아니라는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제마진이 플러스 전환을 유지하고 있지만, 일시적인 착시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며 "올해 안으로 반등을 기대하기엔 아직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달 첫째 주 국제유가는 미국 고용지표와 리비아의 증산 가능성으로 배럴당 40달러 선 아래로 급락했는데, 이 때문에 항공유를 제외한 석유제품 가격이 일시적으로 상승해 마진이 오른 것처럼 보인다는 설명이다.
 
앞서 올 상반기 국내 정유 4사의 적자 총계는 4조3775억원에 달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국제유가와 석유제품 수요가 함께 급락했기 때문이다. 당초 업계는 하반기에 업황침체가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코로나19 회복세가 더뎌지면서 회복 시점은 내년까지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정유사 재고 평가 손익과 직결되는 국제유가는 대체로 배럴당 4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전날 기준 △두바이유(41.28달러) △브렌트유(41.72달러)는 배럴당 40달러 선을 웃돌았고, △서부 텍사스산원유(39.43달러)는 멕시코만 원유 시설 재가동 등 원유 공급 정상화 소식에 소폭 하락했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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