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국내점포 줄여 해외점포 늘린 까닭


1년새 국내 116개↓, 해외 139개↑…코로나·디지털 가속화 영향…"현지 사업전략 차원도"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20-10-14 오후 3:05:16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디지털 전환으로 점포 수를 감축 중인 주요 은행들이 그만큼의 해외점포 수를 늘리며 영업망을 확대했다. 코로나19 영향에 따라 올 들어서는 영업망 재편 속도를 3배 수준으로 늘렸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해외지점 수는 6월 말 기준 415개로 지난해 같은기간 217개보다 138개 증가했다. 이 기간 국내지점 수는 4567개로 전년동기(4683개) 대비 116개 줄였다. 국내 영업망 축소분만큼 해외 영업망을 확대한 셈이다. 
 
이 같은 전환세는 코로나가 발발한 올 들어 더 가속해 1년 사이 해외지점 확대와 국내지점 축소 규모는 각각 3배 불어났다. 2019년 6월 말 기준 5개 은행의 해외지점 수는 전년동기 대비 46개 늘었고, 국내지점 수는 39개 줄었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의 전환이 두드러졌다. 2018년 6월 말 12개에 불과하던 국민은행의 해외지점 수는 올 6월 말에는 222개로 급증했다. 이는 동남아시아 진출에 대한 성과가 최근 나타나기 시작한 결과로 보인다. 올해 4월 캄보디아 최대 예금수취가능 소액대출 금융기관(MDI)인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를 인수해 177여 개 영업망을 늘렸다. 최근엔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의 지분을 67%까지 끌어올린 데다 내년 1월에는 미얀마 현지법인 본인가를 앞뒀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코로나 영향으로 해외 진출이 다소 위축됐으나 상대적으로 성장률 감소 폭이 작은 동남아시아 국가와 미·중 갈등 확대에 따른 수혜국들을 중심으로 글로벌사업의 선별적 확대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코핀은행의 경우 증자 후 현지 주가가 20% 이상 늘어나는 성과가 있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 기간 하나은행의 해외지점은 132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개 줄었다. 지점 축소분 중 49개가 미얀마 현지법인을 비롯한 자지점에 속해있는데, 하나은행 측은 여전히 65개 마이크로파이낸스 지점(자지점)을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하나은행은 인도·대만 지점과 중국 충칭 현지법인 자지점 설치 등을 계획 중이다.
 
신한·우리·농협은행은 국내지점 점포 수 축소에 반해 해외지점 확대가 적었다. 지난해와 같은 해외점포 수를 유지한 신한은행은 하반기 중 베트남과 캄보디아에 현지법인 자지점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3개 지점을 늘린 우리은행은 점포 확대보다는 비이자수익 확대 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농협은행도 중국, 아시아지역의 진출에 속도를 낸다.
 
국내지점을 줄이고 해외지점을 늘리는 변화에 대해 은행들은 공통적으로 현지 상황에 맞춘 전략이란 반응이다. 국내의 경우 비대면 확대 추세에 맞춰 영업점 방문고객이 줄어들었다. 영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인근 지점과의 통폐합이 필요하다. 
 
은행들이 주로 진출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디지털 인프라 구축이 국내보다 덜하다. 금융 형태도 소매의 경우 현금을 보유를 선호하거나, 대부업 수준에 머물러있는 경우가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성장세와 인구 등 잠재성이 높지만, 동남아시아 국가들마다 금융 형태가 달라 현지에 맞는 접근성이 필요하다"면서 "코로나로 최근엔 현지에서 국내은행의 진출을 반기는 반응이 늘기도 해 진출 확대를 이끌기도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