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도굴’ 이제훈 “‘조우진 안 하면 나도 안 해’ 엄포 놨었다”


“실제 나와 영화 속 ‘강동구’ 너무 간극 넓어, 처음엔 걱정 앞섰다”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20-11-10 오전 12:00:01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이렇게 반듯하고 멋진 도둑놈이라니. 첫 장면에서부터 탄성이 터져 나온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실제로도 배우 이제훈은 반듯하고 또 멋진 남자다. 이건 누구라도 반박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그가 조금이라도 삐뚤어진다면 이상하게도 용납이 안됐다. 가장 최근작 사냥의 시간에서조차 이제훈의 모습에서 이유를 찾으려고 했던 여러 관객들의 모습은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 있다. 그래서인지 성적이 사실 신통치 않았다. 우스갯소리로 이제훈의 삐뚤어짐이 문제였다는 말도 나온 게 그런 이유다. 그의 얼굴에서 도통 그런 모습을 기대하는 게 묘하게 거부감이 들기도 하는 게 그런 이유라면 배우 이제훈을 너무 저평가하는 것이라고 해도 또 반박이 불가능하다. 영화 도굴은 어쩌면 그래서 이제훈을 가장 잘 활용하는 법의 스탠다드(정석)를 보여주는 방식이라고 해도 무방할 듯싶다. 무언가를 훔치는 도둑놈이다. 그런데 당연히 이유가 있다. 그건 스포일러이기에 공개가 불가능하다. 그럼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이건 공개가 가능하다. 이제훈이 이 영화에 꽂혔다. 그리고 이 영화, 꽤 재미있고 흥미롭다. 최근 제작자 타이틀까지 겸한 그가 꽂힌 이유가 충분해 졌다.
 
배우 이제훈. 사진/CJ엔터테인먼트
 
사냥의 시간속 거친 남자에서 멋스럽지만 또 잔망미 넘치는 도굴꾼 강동구로 돌아온 이제훈이다. 흙 맛만 봐도 유물이 어디 있는지 알아 내는 천부적인 천재 도굴꾼 역할이다. 그동안 이제훈은 건축학개론’ ‘아이캔스피크그리고 드라마 시그널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진중하고 진지한 모습으로만 일관해 왔다. 이제훈에게 능글거리고 잔망미 넘치고 또 천연덕스러운 모습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저도 이런 역할은 처음이라 너무 기대가 됐어요. 실제 저와 강동구는 너무도 간극이 멀어서 저도 살짝 당황했었죠. 사실 저희 영화가 어떤 작품성이나 메시지가 강한 영화는 아니잖아요. 정말 오락성 강한 팝콘 무비인데, 그럼에도 걱정이 된 게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하지싶었죠. 제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색깔이라 살짝 두려웠죠. 그에 반해 시나리오는 너무 즐겁고 재미있어서 흐름만 따라가도 읽는 재미가 넘쳤어요.”
 
배우 이제훈. 사진/CJ엔터테인먼트
 
지금까지 촬영했던, 경험했던 영화 가운데 가장 생각 없이 현장을 즐겼던작품이 이번 도굴이란다. 물론 아무런 준비도 생각도 없이 현장을 갔던 말은 절대 아니다. 아니 사실 아주 조금은 머리를 비우고 현장을 가기도 했다고 웃는다. 이건 뭔가 준비를 하고 머리 속으로 그리고 가면 안될 듯한 작품이었다고. 현장에서 벌어지는 즉흥성에 기대고, 그 즉흥성을 살리는 재미로 가고 싶었단다.
 
우선 현장이 너무 즐거웠어요. 작품의 색깔에 따라 당연히 현장 분위기도 좌우되는 게 있는데, 저희 영화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오락 영화잖아요. 다들 즐겁게 소풍 오듯이 임했어요. 그래서 즐겁게 또 애드리브도 많이 나오고(웃음). 노래방 장면이 저한텐 대표적인데, 갑자기 상의 탈의 제안을 제가 먼저 해서 하하하. 촬영 직전 푸쉬업 정말 엄청나게 했어요(웃음). 뭔가 말로 설명하려니 그 즐거움이 제대로 전달이 안되네요. 하하하.”
 
배우 이제훈. 사진/CJ엔터테인먼트
 
이제훈의 연기 변신이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을 것 같지만, 그 변신의 중심에는 그를 도와주는 많은 조연 군단이 존재한다. 조우진 임원희 그리고 신혜선 주진모 박세완 등 신구 조화의 밸런스가 완벽한 균형을 이룬다. 모든 배역이 이 배우가 아니면 절대 안됐다고 해도 이견이 없을 정도로 모든 배역에 모든 배우가 찰떡 궁합을 선보인다. 특히 이제훈과 함께 프로 도굴꾼 3인방으로 출연한 조우진’ ‘임원희의 존재감은 엄청났다.
 
지금도 이 영화의 캐스팅을 백지 상태로 돌린 다고 해도, 조우진 임원희 두 선배 외에는 다른 배우가 정말 생각이 안 날 정도로 완벽하다고 자부해요. 실제로 시나리오 읽고 존스 박사 배역은 조우진 선배를 생각했었죠. 캐스팅 과정이란 말에 정말 우진 선배 안 하면 나도 안해라고 했을 정도에요(웃음). 임원희 선배는 코미디에선 대한민국 최고이시잖아요. 거기에 신혜선 주진모 박세완 누구 하나 흡결을 잡을 수 없는 완벽한 조화였다고 생각해요. 저만 잘하면 됐죠. 하하하.”
 
배우 이제훈. 사진/CJ엔터테인먼트
 
이제훈은 자신의 필모그래피 가운데 도굴을 가장 자신 있는 카드로 주저 없이 내세웠다. 다른 작품에 비해 무언가 변별력이 있는 숨은 파급력이 있단 얘기다. 이전 다른 출연작이 도굴보다 떨어지는 파급력을 갖추고 있단 얘기도 아니다. 이 영화가 갖고 있는 스토리의 확장성에 주목했다. 그 점은 이제훈이 도굴출연을 결정했던 결정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속편에 대한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던 것이다.
 
기자간담회에서도 제가 주저 없이 한 번 더 강동구를 만나고 싶다고 말씀 드린 게 그 점이에요. 보여 드릴 수 있는 얘기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해요. 제작자분과는 속편으로 바다 아래 보물선에서 보물을 인양하는 얘기를 잠시 나눈 적도 있어요. 일본에서 우리의 약탈 문화제를 다시 가져오는 얘기도 있고. 정말 어떻게 붙여도 다 되는 얘기라고 생각이 들고 실제로 가능할 거 같아요. 정말 지금도 흥미롭게 이 영화의 흥행 성적과 다음 스텝을 기다리고 있어요.”
 
배우 이제훈. 사진/CJ엔터테인먼트
 
그는 마지막으로 이 영화를 통해 알게 된 색다른 점, 그리고 이 영화가 가진 장르적 재미 여기에 주의 깊게 보면 재미를 느낄 숨은 디테일 등을 공개했다. 영화 개봉 전 나눈 인터뷰였지만 알아도 영화의 재미에 흡결을 남기지 않을 부분이다. 또 모르고 본다면 더 흥미롭겠지만 알고 본다면 더 재미가 있을 것이라며 숨김 없이 공개했다.
 
하하하. 저희 영화가 선릉을 도굴하는 얘기잖아요. 저도 그랬지만 주변에서 강남 선릉?’ 이러신 분들도 꽤 봤어요(웃음). 그 선릉을 도굴하는 얘기, 그런데 강남 한복판에서? 정말 저도 처음에 이걸 어떻게 찍지?’ 싶었는데. 찍었잖아요. 하하하. 선릉 도굴하는 장면이 사실 세트 촬영이에요. 80% 규모로 전부 도로까지 제작했는데, 저도 보고 탄성이 터질 정도였어요. 저희 영화의 미술팀들 정말 마법사 수준이에요. 진짜 대단한 그림을 보실 겁니다. 제가 출연한 영화이지만 강추 드립니다. 하하하.”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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