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신보, 악질채무 중소기업 금융소득 들여다본다


금융위, 신용보증기금법 개정 추진…국세청의 금융소득세 조회권 확보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20-11-1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신용보증기금이 국세청의 금융소득세·사업소득세 조회 권한을 가져와 채무불이행 중소기업에 대한 구상권 청구를 강화한다. 국민 세금으로 채워진 12조원에 달하는 중소기업의 보증채무가 제대로 회수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뉴스토마토>가 11일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중소기업의 금융소득세·사업소득세 정보 수집을 골자로 하는 신용보증기금법 개정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신용보증기금법 제43조2에 따르면 현재 신보는 국세청·지방자지단체로부터 채무 중소기업의 종합소득세·지방세·일부 과세자료를 공유 받고 있다. 반면 이자·배당 등 금융소득·사업소득세 정보는 들여다 볼 권한이 없다. 이에 금융위는 법 개정을 통해 국세청이 보유한 과세정보 조회 권한을 금융소득세·사업소득세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채무불이행 중소기업을 압박해 구상권 회수율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통상 신보는 담보능력이 부족한 기업의 신용도를 심사해 대출보증을 선다. 신보가 은행에 신용보증서를 제공하고 은행이 중소기업에 대출해주는 방식이다. 만약 중소기업이 은행에 대출을 갚지 못할 경우 대신 신보가 은행에 빚을 갚아야 한다. 이후 신보는 해당 기업에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다.
 
강민국 의원실이 제공한 '신보의 구상권 회수 현황'에 따르면 중소기업이 갚지 않은 돈이 무려 12조원에 달했지만 신보의 구상권 회수율은 한자릿수에 그쳤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실제 신보가 중소기업에 받아야할 돈은 △2016년 12조7580억원 △2017년 12조5663억원 △2018년 11조9926억원 △2019년 11조4466억원 △2020년 11조4662억원 등 매년 십수조원에 달한다. 반면 채무 회수율은 △2016년 3.6% △2017년 3.5% △2018년 3.5% △2019년 3.1% △2020년 3.0% 등 저조한 수준이며 이마저도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신용보증기금의 건전성 지표인 '운용배수'도 2023년 22배에 달하는 것으로 관측됐다. 법이 정한 한도 20배를 웃도는 수치다.
 
유일하게 신보가 채무불이행 중소기업을 압박할 수 있는 방안은 과세정보를 통해 은닉자산을 추적하는 것이다. 종합소득세·지방세를 조회해 부동산 등 채무자의 재산을 찾아내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는 한계가 뚜렷하다. 최근 기업의 소득은 실물자산뿐 아니라 금융상품 이자·주식 배당 등 금융자산도 증가하고 있는데, 신보는 금융소득 과세정보를 들여다볼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과세정보를 활용한 채무 회수금액도 매년 7억원대에 그치고 있다. 전체 회수해야할 금액(12조원) 대비 0.005% 수준이다.
 
앞서 금융위는 국세청에 금융소득 과세정보를 공유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지만 법적근거가 부족하다며 거절당했다. 결국 금융위는 "신보가 구상권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며 "신보법 개정을 통해서라도 과세정보 수집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다만 국세청이 금융위의 법 개정을 그대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그간 금융위와 국세청은 과세정보 권한을 두고 사사건건 충돌해왔다. 금융위는 2018년 국민의 납세내역을 신용평가 등급에 활용할 수 있도록 과세정보를 공유해달라고 요구했지만 국세청은 민감한 정보라는 취지로 이를 거부한 바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를 설득하는 과제도 금융위 몫이다. 중기부는 코로나19로 중소기업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금융위의 채무회수 압박을 달갑지 않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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