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재철 금투협회장, 임기완주 의지…직무정지 내린 금감원과 기싸움


협회 "유관기관장 징계 대상 아냐"…금감원, 나 회장 행보에 불편한 심기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20-11-1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라임 사태와 관련해 '직무정지' 중징계를 받았지만 남은 임기를 완주하겠다는 입장이다. 민간유관기관인 금융협회장직이 징계 적용대상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중징계가 최종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 회장이 본인의 거취를 밝히면서 금융협회장과 금융당국간의 갈등 조짐도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11일 나재철 회장의 직무 정지 징계와 관련해 금감원으로부터 금투협회장 임기 수행에는 문제가 없다는 확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금투협회는 "직무정지 권고는 금융기관(증권사) 직무 정지를 뜻하는 것으로, 금투협은 민관 유관기관이라 해당사항이 없다"며 "금투협은 금융단체이며 민간유관기관, 업자단체라 중징계 적용대상 금융기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올해 초 협회장직에 오른 나 회장의 임기는 2022년 12월31일까지 3년이다. 앞서 지난 10일 금감원은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라임 펀드 판매 증권사의 전·현직 CEO에게 문책경고 및 직무정지 처분을 내렸다. 대신증권 대표였던 나재철 협회장과 윤경은 전 KB증권 대표, 김형진 전 신한금융투자 대표는 직무정지를, 박정림 KB증권 대표는 문책경고를 받았다. 문책경고 및 직무정지 징계의 경우 3~5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중징계는 금융위원회 산하의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 정례회의를 거쳐 확정된다. 오는 25일 열리는 증선위에서 라임 징계 안건이 통과되면 내달 초 정례회의에서 최종 결정한다. 제재수위가 결론나더라도 판매사들의 행정소송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앞서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펀드(DLF) 사태에서 중징계를 받았던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임원에 대한 중징계에 대해 징계 취소 행정소송 및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금투협회 측은 나재철 회장의 개인 소송에 대해서는 협회와 무관하다며 말을 아꼈다. 협회장직이 중징계 처분과 관련이 없다고 밝힌 만큼 당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낮다. 다만 라임 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증권사의 당시 대표가 금융투자업계 회원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애매한 상황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내부에서도 나 회장의 거취 표명에 대해 불편한 기운이 느껴진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위에 중징계 건의를 올린 상태로, 최종 결정이 나려면 한달이 더 걸린다"며 "본인 거취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것은 본인이 결정하는 것이지만, 당국으로부터 직을 유지해도 된다는 확인을 받았다고 표현할 필요까지 있나"고 말했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이 올해 초 열린 신년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