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화상회의실 구축사업, 수요미달로 난항…사전 수요조사 안해


중기부 "거의 모두 신청할 거라 예상"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20-11-15 오전 9:00:00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중소벤처기업부가 의욕적으로 시작한 화상회의실 구축 사업이 수요미달로 고전하고 있다. 수요기관 모집만 세달 째 진행 중이다. 중기부는 당초 전국의 거의 모든 중소기업 협·단체를 비롯한 수요기관이 참여할 것으로 추측하고 수요조사를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중기부와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중기부는 지난 9일 '온라인 공동활용 화상회의실 구축사업 수요기관 3차 모집에 나섰다. 당초 전국의 1567개소에 화상회의실을 정부가 설치해주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세달째 이를 채우지 못하고, 3차 공고를 통해 602곳의 수요처를 찾고 있다. 지난 9월과 10월에 이어 세번째다. 이 사업의 대상은 전국에 위치한 중소·벤처기업 지원기관과 업종별 협회 및 단체다.
 
이 사업에는 총 234억원이 책정됐다. 구체적으로 전국 1562개소에 영상장비와 모니터, 스피커폰, 국산 소프트웨어 구입비용 등으로 개소당 1200만원 내외를 전액 지원한다. 확장형의 경우 지역거점 5개 지역을 대상으로 대규모 실시간 수출상담회나 투자설명회(IR)이 가능하도록 고화질 디스플레이 및 최첨단 음향장비 등이 설치된다. 여기에는 5억원이 지원된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APEC 중소기업 장관회의(화상회의)를 하고 있다. 중기부는 전국 중소기업 관련 협단체와 업종별 조합 등 1567곳에 화상회의실 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세달 가까이 수요기관 접수가 목표치에 미달하자, 일부 단체에서는 수요기관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심지어 '신청하면 선정 가능성이 높으니 신청하라'는 식으로 공지를 돌리고 있다. 중기중앙회에서는 지난 12일까지 '1차와 2차 공고의 잇따른 수요 미달로 인해 선정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요기관을 모집했다. 현재 이 글귀는 '추가로 600개 기관을 모집함에 따라 선정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수정된 상태다.
 
중기부는 이번 사업에 대해 전국의 거의 모든 기관이 신청할 것이라 예상했었다고 설명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기존의 협회나 기관 등을 중심으로 신청이 많이 들어올 것이라 예상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공간을 오픈하기 꺼려하고 있다"면서 "홍보가 부족했던 점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수요조사를 하지 않고 추경을 통해 200억원대의 예산을 배정한 점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중기부 측은 1567개라는 목표치에 대해 따로 수요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중기부가 제시하고 있는 '기관 및 협 ·단체의 자격요건 예시'에 따른 전국의 지식산업센터 1100여곳, 테크노파크 80여곳 등의 숫자를 단순합산해 목표치 1567곳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수요를 부풀린 것은 아니고 밀집된 기관 중심으로 신청이 들어올 것이라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정책의 방향이 옳은 만큼 올해 안으로 수요기관 숫자를 모두 채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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