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금리인하 대비 대출심사 강화


저신용차주 신용대출 급감…'최고금리 인하' 부작용 현실로…저축은행들 선제조치 취한듯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20-11-17 오후 3:53:01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저축은행에서 20% 금리를 초과하는 저신용 차주 비중이 급감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부실 위험이 높아진 상황에서 법정 최고금리 인하 논의가 본격화하자 시장이 선제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확산과 법정 최고금리 인하가 논의되면서 저축은행이 저신용 차주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사진은 서울에서 영업 중인 한 저축은행. 사진/뉴시스
 
17일 당국 및 금융업계에 따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대부업법 등 시행령 개정을 통해 최고금리 상한이 24%에서 20%로 인하된다. 금리 상한이 4%포인트 인하되면서 2금융 업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됐다.
 
무엇보다 저축은행의 타격이 클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내년 하반기 금리 상한 인하 전 체결한 기존 대출에는 소급 적용이 불가능하다는 방침을 내세웠지만 저축은행은 그렇지 않아서다. 저축은행은 지난 201811월 금융감독원에서 개정한 '여신거래기본약관'이 적용된다. 이 약관에 따르면 개정 약관 시행일 2018111일부터 체결·갱신·연장되는 대출약정의 경우 법정 최고금리가 인하되면 자동으로 금리 인하가 적용된다. 내년 하반기에 법정 최고금리 인하 시행일 이후 체결된 신규 대출 계약이 아니더라도 금리 인하가 소급 적용된다는 것이다. 저신용 차주를 선제적으로 줄이고 나선 배경인 셈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자산 순위 상위 5개 저축은행(SBI·OK·웰컴·페퍼·한국투자) 4곳의 20% 초과 금리 가계신용대출 비주 금리 인하 논의가 본격화한 7월 대비 감소 양상을 보였다. SBI저축은행의 20% 초과 금리 신용대출 비중은 지난 725.46%에서 10월 22.71%로 하락했다. OK저축은행은 같은 기간 22.95%에서 20.97%로 감소했으며, 웰컴저축은행도 28.7%에서 24.95%로 내림세를 보였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17.37%에서 12.33%5%포인트 이상 줄었다. 페퍼저축은행만 지난달 20% 초과 금리 신용대출 비중이 17.08%로 지난 715.31%보다 늘었다.
 
이처럼 저축은행들이 고금리 대출 비중을 줄이면서 수익 감소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저신용자의 대출 문턱도 계속 높아질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상당수 저축은행은 중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 대출을 확대해 박리다매 방식으로 수익을 보전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취약 차주에게 대출 취급이 어려워지면 중금리 대출 사업 포트폴리오 비중을 늘리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선 코로나 감염이 다시 급증하면서 내년 하반기에 금리 인하폭이 예상만큼 낮아지지 않을 것이란 기대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코로나 재확산으로 경기 침체가 급속도로 심화돼 서민 대출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금리를 크게 내릴 수 없다는 기대에서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가 1년 정도 남은 만큼 금융업계와 협의 과정에서 인하 수준이 조정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법정최고금리를 20%로 인하하면 208만명의 초과금리 대출자들이 20% 이하 대출로 전환 흡수되고, 나머지 316000명은 민간금융 이용이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39000명은 불법사금융을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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