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한국지엠에 협력업체 "살려달라" 호소…본사는 사업 철수 '경고'


생산 차질로 부도 위기…GM "신차배정·투자 불가능"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20-11-19 오후 3:17:17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한국지엠 노조가 파업을 지속하는 등 노사갈등이 거세지면서 협력업체들이 살려달라며 간절하게 호소했다. 생산 차질로 부도 등의 위기로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지엠 대주주인 미국 제네럴모터스(GM)가 철수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협력사들은 속은 더욱 타들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지엠 협력사 모임인 협신회는 19일 아침 6시20분부터 8시까지 한국지엠 부평공장 서문에서 '살려달라는 호소'란 제목의 호소문을 배포하면서 피켓 시위를 했다.
 
19일 한국지엠 협력사들이 한국지엠 부평공장 서문 앞에서 조속한 임단협 타결을 촉구하면서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한국지엠 협신회
 
협신회는 잔업과 특근 거부, 부분 파업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면서 임단협을 즉시 타결하지 않으면 유동성이 취약한 협력업체들이 부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지엠 노조는 단체교섭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지난달 30일부터 전반조와 후반조 근로자가 각각 4시간씩 일을 하지 않는 방식의 부분파업을 반복하고 있다. 잔업과 특근 거부도 지속 중이다.
 
한국지엠 노조의 투쟁으로 발생한 생산손실은 전날까지 1만3400대고 이달 말까지 파업이 이어진다면 총 2만2300대의 생산 차질이 생길 것으로 추정된다. 목표의 51%가 증발하는 것이다.
 
협신회는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하반기에는 생산이 증산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임단협 타결이 지연되면서 생산에 막대한 차질을 빚고 있다"며 "생산에 더 이상의 문제가 생기면 유동성이 취약한 업체가 부도가 발생하는 등 심각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도 일부 업체는 전기세는 물론이고 직원 급여도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실정이고 2·3차 협력업체 중 사업을 포기하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30만의 협력업체 임직원과 그의 가족이 애타게 지켜보고 있다며 노사가 모든 지혜를 모아 지체하지 말고 임단협을 타결해달라고 호소했다.
 
노조의 강경투쟁이 계속되면서 GM은 한국에서의 철수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스티브 키퍼 GM 수석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대표는 전날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단기적으로는 한국에서의 생산을 중단하기 힘들겠지만 장기적 미래는 의심스럽다"며 "중국을 포함해 아시아에 다른 선택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으로부터 8100억원을 출자받으면서 약속했던 국내 공장 유지 기간이 끝나는 2028년 이후에는 한국을 떠날 수 있다는 의미다.
 
키퍼 부사장은 "생산물량이 인질로 잡혔고 이는 매우 심각한 재정적 타격을 주고 있다"며 "이는 한국지엠에 대한 투자나 신차 배정을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지엠은 이미 이달 초 차세대 글로벌 신제품 생산을 위해 예정돼 있던 2100억원 규모의 부평 공장 투자 집행을 보류하고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키퍼 부사장은 올해 초 코로나19로 인한 생산 차질이 6만대에 달하는 데 이를 만회하지 못한다면 한국지엠은 올해 이익을 내지 못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노사갈등 심화로 회복세를 보이면 한국지엠의 판매실적은 다시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엠의 월별 판매는 연초부터 전년 대비 20~30% 정도 감소를 기록하다가 9월과 10월 10% 수준으로 호전됐다. 판매가 크게 반전하지 않는다면 한국지엠은 2014년부터 지속된 적자 행진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지엠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도 현 상황에 대해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수출물량 확대와 신차 개발 등으로 경영정상화의 기반을 마련해야 할 중요한 시기에 노사갈등이 심각해지면서 생산 차질이 발생하고 경영정상화 추진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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