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륜차 전면 번호판 부착법 발의…논란 재점화


단속 필요성으로 박완수 의원 대표 발의…이륜차업계 "운전위험 가중" 반대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20-11-23 오전 6:01:00

[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이륜자동차의 전면에도 번호판을 부착하도록 한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코로나19로 배달수요가 증가하는 등 이륜차 운행이 늘고 있지만 이륜차의 난폭운전을 무인단속 카메라로 단속하기 어려워서다. 
 
22일 국회와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박완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8일 현행 이륜차번호판의 후면 부착 의무를 전면과 후면의 보기 쉬운 곳에 각각 의무 부착하도록 한 자동차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20일 국회와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이륜자동차의 전면에도 번호판을 부착하도록 한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사진은 불법 주정차 이륜차를 단속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박완수 의원은 이번 법안 발의 배경에 대해 "이륜차 사고가 최근 몇 년 사이 꾸준히 증가한 반면 이륜차의 교통법규 위반 단속 실적은 여러 여건상 감소하고 있다"며 "이륜차 운전자의 안전운전 책임과 교통법규 준수의무를 보다 강화하기 위해 이륜차 전면의 번호판 부착을 의무화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교통사고 사망률이 여전히 상위권"이라며 "교통 관련 제도를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시행해 나가야 하는데 이번 법 개정 추진도 이 같은 차원"이라고 덧붙였다.
 
이륜차의 전면 번호판 부착 문제는 이륜차 업계의 오래된 뜨거운 감자다. 지난 2006년도 건설교통부 공개 제안 코너에 이륜차의 앞번호판 부착으로 교통질서 확보가 필요하다는 글이 올라오며 공론화가 시작됐다. 
 
당시 담당 부처인 건설교통부는 이륜차는 공기역학적으로 전면이 둥근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 번호판을 자동차와 같이 전면에 부착하면 주행시 공기저항을 받아 핸들이 옆으로 돌아가는 현상이 발생, 이륜차 운전자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결론으로 마무리한 바 있다.
 
이후에도 지난 2013년 이륜차의 신호무시, 과속·난폭 운전 등에도 무인속도측정기 단속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륜차의 전면 번호판 도입 관련 개정안이 발의됐다. 또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같은 법이 발의됐지만, 전면 사각번호판은 작은 사고로도 생명의 치명적인 위험을 가한다는 이유로 최종 무산됐다. 
 
올해 이륜차 전면 번호판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이유는 코로나로 배달 수요가 늘면서 이륜차의 미적발 위법 운행이 문제가 돼서다. 국토부와 교통안전공단이 이륜차 공익제보단을 운영해 국민제보를 받은 결과 이륜차의 법규 위반은 지난해 7~8월 4275건에서 올해 같은 기간 2만9517건으로 590.5%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무엇보다 이륜차는 차량의 특성상 사고시 가해자와 피해자 등 사고 관련자들 모두에게 큰 피해를 유발한다는 점에서 전면 부착 의무의 필요성이 힘을 얻고 있다. 이륜차의 등록 수는 216만건에 육박하는데 연간 2만건 이상의 교통사고로 500여명이 목숨을 잃고 있는 등 치사율 또한 일반 자동차 사고 대비 약 2배 높다. 
 
상황이 이렇지만, 이륜차의 교통법규 위반에 대한 단속은 여건상 어려운 실정이다. 현행 단속카메라가 차량 전면의 번호판만을 인식하기 때문이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상 이륜차번호판의 부착 위치를 후면으로 규정하고 있어 무인단속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법 통과를 두고 이륜차업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단속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전면 부착 의무화로 공기 저항과 알루미늄 소재의 번호판이 이륜차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를 생명의 위험에 더 크게 노출될 수 있다는 목소리다.
 
현종화 모터사이클 저널리스트 대표는 "이륜차가 자동차와 같은 관리체계를 받기 위해 전면 번호판 부착이 불가피하다면 번호판의 크기, 세로·가로형 모양 등 방법상의 문제가 남아있다"며 "영국은 국내처럼 후면 번호판 체계지만 영국 단속카메라는 오토바이가 지난간 후에 뒤를 찍는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국내도 얼마든지 후면번호판 체계로 단속을 하려면 할 수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회도서관은 '이륜자동차 번호판 관리에 관한 미국, 싱가포르 입법례' 보고서를 통해 "전면 번호판을 도입하는 경우에는 이륜차 차종마다 전면부의 구조와 형태가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보고서는 "해당 번호판을 사각형 외에 곡면으로 설계하거나, 앞바퀴 부근이나 앞유리 등 전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위치에 부착하도록 재량을 부여해야 한다"며 "설계시 안전 측면에서 번호판 소재의 다양화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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