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가입 안돼요" 실손보험 문턱 높이는 보험사들


끼워팔기 영업 기승…방문진단 등 심사기준도 강화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21-01-12 오후 1:00:00

[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보험사들이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이 커지자 가입 문턱을 높이고 나섰다. 단독 가입을 막거나 방문 진단(진사) 대상 연령을 낮추면서 신규 가입을 제한하는 식이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최근 법인보험대리점(GA) 등에 실손보험 단독 판매를 지양토록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단독 실손보험은 3만원 이상의 인보험 상품과 같이 묶음 판매를 독려 중이다. 실손보험을 다른 인보험 상품과 같이 판매했더라도 실손보험만 남기고 13차월 이내에 인보험 상품을 청약철회 할 경우에는 판매 코드를 제한키로 했다. 
 
실손보험 가입 심사 기준도 강화하고 있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메리츠화재 등은 61세 이상의 고객이 실손보험 가입을 원할 경우 방문 진단을 받도록 하고 있다. 흥국화재와 농협손해보험은 40세 이상, 한화손해보험과 롯데손해보험은 20세 이상이면 방문 진단을 거치도록 운영 중이다. 방문 진단이란 가입 희망자의 혈압, 혈액, 소변검사 등의 검진을 보험사가 직접 실시해 가입 유무를 판단하는 심사 제도다. 
 
생명보험사는 실손보험 가입 연령 한도를 낮추고 있다. 삼성생명은 실손보험 최대 가입연령을 40세에서 60세로 낮췄다. 한화생명은 65세에서 49세로 내렸으며, 동양생명은 60세에서 50세로 낮췄다.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하는 보험사들도 늘고 있다. 라이나생명, 오렌지라이프, DB생명 등 지난해 상반기까지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한 보험사만 11개에 달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실손보험만 가입시키면 떨어지는 이익이 없어 대부분 종합보험 등의 상품을 껴서 판매한다"면서 "일각에서는 실손보험 설계 자체를 제어해 두기도 한다. 이런 영업 방식은 특히 원수사보다 GA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이 실손보험 가입 문을 좁히고 있는 데에는 손해율이 자리한다. 실손보험 손해율은 지난해 상반기 131.7%로 약 1조4000억원의 위험 손실이 발생했다. 손해율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받은 보험료보다 지급한 보험금이 더 많다는 의미로 사실상 보험사 입장에서는 손해다. 
 
실손보험이 적자 상품으로 전락한 건 보험사기, 과잉진료 등 보험금 누수가 주요 원인으로 꼽히지만, 애초 설계 미스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특히 실손보험 단독 가입을 막는 등 신규 가입문을 제한하는 건 규제에 반하는 행위여서 비판의 소지가 크다. 금융감독원은 2018년 4월 '실손보험 끼워팔기 금지' 지침을 내린 바 있다. 실손보험을 단독상품으로 분리·판매토록 규정한 바 있다.
 
DB손해보험이 최근 법인보험대리점(GA) 등에 실손보험 단독 판매를 지양토록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DB손해보험 본사. 사진/DB손해보험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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