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주 투자, IPO후보로 관심 좁혀야


거래 앱 등장후 단타족도 생겨…차익거래 기회도 '종종'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21-01-1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지난해 기업공개(IPO) 종목들이 큰 관심을 받으면서 비상장 주식 거래도 증가하고 있다. 공모주를 선점하려는 수요가 많지만 비상장주식으로 단기 매매를 하는 단타도 활발해지는 분위기다. 비상장주 플랫폼의 등장으로 편의성이 높아져 거래가 크게 증가했다고는 하지만 비상장주식이기에 조심해야 할 것들이 적지 않다. 물론 비상장이라서 생기는 기회도 있다. 
 
비상장주 차익거래 기회 ‘종종’ 발생
 
A씨는 12일 오전 비상장 주식거래 애플리케이션 증권플러스비상장에서 흥미로운 상황을 목격했다. 그는 코로나19 백신 아스트라제네카 국내 생산을 맡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 주식을 장외에서 미리 사둘 생각을 하고 있다. 지난달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는 소식이 나왔으니까 머지않아 주식공모를 할 텐데, 공모주 청약을 신청해봤자 높은 경쟁률로 몇 주 받지 못할 바엔 비싸지만 장외에서 매수하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이다. 
 
A씨는 며칠째 매도와 매수 상황을 관찰하고 있었는데 이날 아침 23만5000원 정도에 매매된 몇 건의 거래가 있었음에도 22만1000원에 나온 매물을 발견한 것이다. 그는 ‘공모 때까지 보유할 것 없이 이 가격에 사서 바로 팔아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그가 고민하는 몇 분 사이 해당 매물은 거래완료로 바뀌었다. 
 
비상장 주식 거래는 상장주식처럼 호가창에 뜬 가장 싼 매도가에 나온 매물을 사거나 가장 비싼 매수가에 내 주식을 파는 경쟁매매가 아니다. 상대방이 제시한 가격과 물량에 맞춰 거래하는 상대매매다. 그래서 A씨가 목격한 것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 그 가격에 SK바이오사이언스 주식을 내놓은 투자자는 현재 시점의 정확한 시세를 몰랐거나 매도가 급했을 가능성이 높다. 
 
비상장주식 중개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를 통한 거래 대신, 직접 매수매도 희망가격과 물량을 보면서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비상장 주식 거래도 편의성이 크게 높아졌다. 편의성이 높아지자 일부이지만 단타족도 등장했다. 원한다면 상장주식처럼 같은 종목을 하루에도 몇 번씩 사고 팔 수 있기 때문이다. 
 
D+2일 결제방식도 아니다. 상장주식으로 치면 주식 실물을 출고해 넘겨주면서 돈을 입금받고, 상대방은 돈을 입금하고 주식실물을 입고받는 형태이기 때문에 결제일과 상관없이 입금된 매도 대금을 바로 출금해서 쓸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지금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많은 상장 후보종목들, 예를 들어 SK바이오사이언스나 카카오뱅크 등은 하루에도 수십 건씩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A씨가 만난 매물이 아니라도 비상장 주식 투자에서는 몇 가지 차익 거래가 가능하다. A씨는 한 업체 안에서 서로 다른 차익 기회를 발견한 것이지만, A업체에 올라온 매물과 B업체의 매물 사이에서도 기회가 생기는 일이 종종 있다. 한국거래소처럼 한 데 모아 매매를 체결시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서로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 부동산 중개업소를 떠올리면 된다. 매도가보다 매수가가 높은 경우가 있다. 이럴 땐 더 싼 업체(플랫폼)를 통해 매수해서 더 비싸게 팔 수 있는 데다 내놓으면 차익을 얻을 수 있다.  
 
도매상처럼 대량으로 싸게 사서 소량으로 나눠 파는 것도 시도해 볼 만하다. 비상장 주식도 대량으로 살 때는 싸게 살 수 있다. 10주 살 때는 1주당 10만원씩 100만원을 줘야 하는 주식종목도 1000주, 1만주를 살 때는 9만5000원, 9만7000원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플랫폼 이전 단계의 장외주식 중개업체들도 이런 방식으로 돈을 버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특성은 기획부동산을 많이 닮았다.   
 
반면 상대매매이기 때문에 불리한 조건임에도 잘 알지 못해 떠안는 일도 생긴다. 특히 몇 건의 거래로 시세가 뛰는 일이 많아 혹하기 쉽다. 특히 IPO 후보군 중에서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 호재를 뿌리며 시세를 띄우는 일이 많다. 또 자전거래로 시세를 올리는 의심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본인이 원하는 가격이 아니면 관심을 두지 말아야 한다.  
 
 
초보투자자, IPO 후보로 관심 좁혀야
 
초보자일수록 IPO 후보군으로 매매 대상을 좁히는 것이 바람직하다. IPO가 거론조차 되지 않는 비상장 종목일수록 저렴하게 거래되는데 이런 종목은 비상장주 전문 투자자들이나 자산가들의 포트폴리오 구성에 어울린다. 며칠, 몇 달 안에 차익을 내기 원한다면 IPO 후보로 올라 있는 종목 중에서 골라야 한다. 시세 차를 적극 파고들겠다면 더욱 그래야 한다. 
 
공모 예정가가 나와 있는 종목은 상장 후 이른바 ‘따상’이 가능한 종목인지 기상장 동종 업체들과 비교해 가늠해 봐야 한다. 
 
씨앤투스성진의 장외 시세는 희망공모가보다 높지만 공모가가 ‘따상’을 기록했을 경우보다는 낮다. 반대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미 ‘따상상상’ 정도 기록해야 도달할 수 있는 가격대에 거래 중이다. 
 
그렇다고 씨앤투스성진이 투자하기에 더 좋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위험하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은 각자의 밸류에이션과 전망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해당 종목의 가치를 수치화할 능력이 없다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종목 중에서 고르는 것이 좋겠다. 비상장 주식은 남들이 찾지 않는 주식이다. 다이아몬드가 될 원석을 찾았어도 남이 알아주지 않으면 값이 오르지 않는다. 
 
반대로 좋은 값에 팔릴 물건인지 판별할 수 있는 눈이 있다면, 그리고 정말 좋은 주식을 매력적인 가격에 발견했다면 매수해서 장롱에 넣어두고 몇 년 묵힌다는 마음으로 투자하는 것도 좋은 투자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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