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회장, 쌍용차 '노조 파업 말라' 요구…노조 "ILO 협약 위배"


이 회장 "노사 임금협상 3년 주기" 요청도…노조 "11년 무쟁의 사업장 간과해"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21-01-12 오후 6:12:59

[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매각 협상 중인 쌍용차 노사에 임금협상의 3년 단위 진행과 흑자가 나오기 전까지의 쟁의 행위 전면 중지를 요구했다. 쌍용차가 이 전제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단돈 1원도 지원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쌍용차 노조는 반발하고 나섰다. 쌍용차가 11년 무쟁의 사업장이라는 점을 간과한 요구라는 것이다.  또 이 회장의 이번 요구가 ILO 핵심협약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지적이다. 이 회장이 무쟁의 각서를 요구한 것 자체가 파업권에 제약을 가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1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이동걸 회장이 쌍용차에 요청한 전제조건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쌍용차 평택공장 전경. 사진/뉴시스
 
이 회장은 12일 온라인 신년 간담회에서 유동성 위기에 처한 쌍용차 지원에 대해 두 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우선 이 회장은 "임금협상을 1년 단위에서 3년으로 늘려 계약해달라"며 "구조조정 기업이 정상화되기도 전에 노사 협상한다고 파업해 생산 차질 생기는 자해행위를 많이 봤는데, 심지어 그러면서 기업이 어려워지니 정부와 산은에 압력 넣자는 것도 들은 만큼 앞으로 이런 일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거래가 종료·완성되는 날 이후에는 추가 지원은 없을 것이며, 쌍용차 노사와 잠재적 투자자가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며 "쌍용차 노사의 불협화음으로 인한 자해행위는 없어야겠다는 생각에서 임협 주기를 1년에서 3년으로 늘려줬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 회장은 쌍용차가 흑자를 보기 전까지는 일체의 쟁의행위를 중단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노사가) 일체 쟁의행위를 중단하겠다는 각서를 쓰라"며 "이 두 가지 전제 조건을 하지 않으면 사업성 평가와 더불어 산은은 단돈 1원도 지원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노사가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성실히 협상에 임해달라"며 "성사된 투자가 좋은 결실을 못 보고 다시 한 번 부실화되면 그것으로 쌍용차는 끝이라고 생각해야 하는데, 노조를 핍박하기 위한 방안으로 오해하지 않아 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 관계자는 "쌍용차는 11년 무쟁의 사업장"이라며 "1년마다 임금협상 한다고 파업하는 사업장이 아닌데, 무쟁의를 미리 서약하라는 것은 쌍용차를 지렛대 삼아 모든 구조조정 사업장을 겨냥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
 
또 이 회장의 이번 각서 요구가 ILO 핵심협약에 정면으로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경영상 어려움이나 경제위기를 이유로 파업권에 제약을 가하는 것은 ILO가 정한 핵심협약 중 결사의 자유 협약 제87호와 제98호에 대치된다는 것이다. 
 
인권위가 협약 가입을 권고해 오는 2월 비준을 앞둔 87호와 98호는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의 보호에 관한 협약'과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에 대한 원칙의 적용에 관한 협약'이다. 사전 허가와 차별 없이 스스로 선택한 노조를 설립하고 가입할 권리와 정부의 간섭 없이 노조가 규약·규칙을 작성하고 대표자를 선출할 권리 등을 규정하고 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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