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공장에서 애플카 생산?…"장밋빛 전망 자제"


독자적인 기아의 미국 시장 장악력 감소 우려…"애플카 10만대 팔아서 수익 안나"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21-01-20 오후 4:17:10

[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기아의 애플카 생산 소식에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지만, 경계의 목소리가 나온다. 기아가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애플카를 생산하느라 독자적인 기아 브랜드의 미국 시장 장악력이 줄어들 수 있고 수익이 나기까지 최소 5년간은 적자를 볼 수 있어서다. 
 
20일 기아는 공시를 통해 "당사는 자율주행 전기차 사업 관련 다수의 해외 기업들과 협업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상기 내용과 관련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기아 조지아 공장 전경. 사진/현대차그룹
 
이 같은 보도 해명에도 기아의 주가는 지난 2012년 5월4일 84800원을 기록한 이후 9년 만에 8만원을 돌파했다. 이날 장중에는 9만9500원까지 올랐다.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운 것은 물론 시가총액 10위에 진입했다. 
 
하지만 완성차업계 전문가들은 기아의 조지아 공장을 통한 애플카 생산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 시장이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올해부터 회복된다는 전망이 나오는데 조지아 공장은 기존 기아의 해외 시장 물량을 소화해야 하는 공장이라는 것이다. 
 
기아 조지아 공장의 연간 완성차 생산능력은 36만대 수준이다. 실제 생산 대수는 2017년 29만3793대, 2018년 23만9700대, 2019년 27만700대, 지난해 1~11월 20만4170대다. 이에 글로벌 자동차 시장 회복시 여유 생산능력은 10만대 미만으로 추산된다. 
 
미국 기아 조지아 공장 전경. 사진/현대차그룹
 
장기적으로는 기아의 기존 생산 물량과 애플카의 동시 생산이 어려워 증설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최악의 경우 장기적인 시각에서 조지아 공장에서 소화하는 기존 물량을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상황까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조지아 공장은 북미 시장의 전략거점지"라며 "기술협업, 공동개발 등 어떠한 형태의 협업일지는 예측할 수 없지만 자칫하면 미국 시장에서 기아가 그간 쌓아놓은 브랜드 장악력이 애플의 생산대행사로 전락해 미국 시장 확대 공략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테슬라처럼 애플카로 수익을 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냉철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대차그룹이 마니아층을 가진 애플과 협력해 10만대를 팔아도 최소 5년 동안은 적자가 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테슬라의 경우, 세계 1위 전기차 회사가 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10년이다. 테슬라는 지난 2010년 상장한 이후 전기차로 수익을 내기 시작한 것이 불과 3년이 채 되지 않았다. 테슬라는 2018년까지 한 번도 연간 기준으로 흑자를 낸 적이 없다. 
 
테슬라는 약 8년 동안을 탄소 무배출 차량에 부여되는 크레딧을 다른 완성차업체에 팔아 버텨왔다. 심지어 테슬라 외에도 GM, 스텔란티스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조차 이제는 전기차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기아 양재동 사옥 전경. 사진/뉴시스
 
무엇보다 현대차그룹이 애플과 협업을 하기 위해선 기존 수직통합 계열 구조의 쇄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애플의 단순한 생산기지가 되지 않기 위해선 수평적 관계가 이뤄져야 하는데, 이 전제조건이 애플보다 뛰어난 여유자원(슬랙)과 애플과의 갈등시 이를 해결하는 프로젝트 관리능력이라는 것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술제휴 면에서 애플을 압도하는 슬랙이 있는지 냉철히 분석해야 한다"며 "또 다국적 기업들은 인종, 학문 배경, 경험 등 다양성을 갖춘 인력들을 대거 채용해 각 프로젝트를 관리하는데 디자인 외에 기업 순혈주의를 타파하는 시도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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