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사, 강남 재건축 시장 입성 난항


대형사 브랜드 파워에 밀려…호반 등 이미지 제고 총력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8-05-07 오전 11:48:12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서울지역 재건축 시장에 중견 건설사들이 속속 입성하고 있지만, 강남은 여전히 미완의 성지로 남아 있다. 브랜드 이미지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강남 재건축 조합원들에게 브랜드 파워가 약한 중견 건설사들은 선택지가 아닌 것이다. 호반과 반도, 중흥 등 중견 건설사들이 지난 몇 년간 강남 재건축 시장 진입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대형 건설사에게 밀렸다.
 
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현재 서울에서 진행중인 25개 재건축아파트 가운데 시공순위 10위권 이하 건설사가 시공을 맡은 곳은 4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오롱건설이 112가구 규모의 광진구 자양동 자양 구역 재개발 시공을 맡았고, 천우건설이 80가구 규모의 강서구 염창동 등마루 재개발 시공권을 확보했다. 여기에 효성은 632가구 규모의 노원구 공릉동 태능현대 재개발 시공을 맡았고, 이수건설이 346가구 규모의 성북구 안암동3가 대광 재개발 시공사로 선정됐다. 대부분 규모가 1000가구 이하인 소규모 사업장이다.
 
최근 몇년간 중견 건설사들이 강남 재건축 사업에서 시공사로 선정된 사례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부분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파워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일부 강남 재건축 조합은 시공사 입찰 과정에서 대형 건설사가 아니면 입찰을 하지 못하게 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입찰금 조건까지 내걸어 중견 건설사들의 참여를 제한하기도 한다.
 
최근 몇 년간 강남 재건축 시장 진입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건설사는 호반이다. 호반은 지난 2016년부터 신반포7차, 방배경남아파트, 방배13구역 등 강남 재건축 시장에 관심을 보였지만 모두 대형 건설사에 밀렸다. 호반은 지난 2년간 강남 재건축 시장 입성이 쉽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고 숨고르기에 들어간 상태다. 업계에서는 호반이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확고하게 다진 이후 강남 재건축 사업에 다시 뛰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초 호반이 대우건설 인수를 시도한 것도 회사 이미지 제고 차원이었다는 평가가 많다. 실제로 대우건설을 인수하지는 않았지만, 시공평가 13위 건설사가 3위 건설사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브랜드 이미지는 상당히 올라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호반 관계자는 “현재 어디를 딱 집어서 공략하고 있다고 말하기는 힘들고, 서울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를 중심으로 우리가 진행할 수 있는 사업을 검토해서 수주전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견 건설사들이 강남은 물론 서울 재건축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일차적으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중견 건설사들은 그동안 택지지구 아파트 개발사업에 집중해왔다. 재건축 시장에서 브랜드 파워가 약하다는 점에서 택지지구 사업에만 역량을 할애한 것이다. 이들은 택지지구 낙찰률을 높이기 위해 그동안 여러 계열사를 개발사로 운영해왔다.
 
그러나 이런 택지 공급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전국 대부분의 주요 지역에 이미 아파트를 많이 지어 놓은 상태라 더 이상 새로 공급되는 택지도 없다. 이 때문에 중견 건설사들이 주요 도시의 재개발 사업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견 건설사들이 도시 지역 재개발 사업을 확보하지 못하면 사업을 지속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중견건설사가 시공하는 서울 재건축아파트.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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