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보다 무섭다…아파트 미입주 공포 확산


5~7월 10만5천여가구 입주…입주율 5개월째 70%대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8-05-08 오후 3:10:51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미분양뿐 아니라 미입주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아파트 입주율이 수개월째 70%대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입주 물량이 많은 하반기로 접어들수록 입주율은 더욱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분양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계약금과 중도금 비율을 낮춘 아파트에서 미입주마저 많아지면 건설사들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5~7월 전국에 10만4799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전년보다 3.9% 증가한 수치다. 특히 수도권 입주 물량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은 5만9396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어 전년보다 30.8% 늘어났다. 다만 지방 입주 물량은 4만5403가구로 전년보다 18.2%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서울과 경기도를 중심으로 미입주 공포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5월 이후 아파트 미입주 물량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최근 입주율 현황 때문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아파트 입주율을 조사하고 있는 주택산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입주 기간이 만료된 분양 단지의 입주율은 75.6%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부터 5개월째 입주율이 70%대에 머물러 있다. 입주 아파트 10가구 중 2.5가구는 빈집으로 남아있다는 의미다. 4월 입주율도 70%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입주 물량이 늘어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입주율은 조사 당월에 입주 지정기간이 만료되는 분양 단지의 분양 가구 중 입주를 했거나 잔금을 납부한 가구로 계산한다. 여기에는 입주자 모집공고 시 미분양은 제외된다. 말 그대로 아파트 분양을 받은 사람이 입주해야 될 시기에 여러가지 이유로 입주를 하지 않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이들은 대부분 잔금 일자를 늦춰 입주를 미루거나 아니면 상황이 급할 경우 아파트를 급매 처분하게 된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조사한 자료에서는 입주를 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세입자 미확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던 사람들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잔금을 치르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심화되면서 아파트 입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듯 보인다. 다음으로는 ‘기존 주택 매각 지연’ 사유 등이 뒤를 이었다. 정부 규제로 최근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하락하고 있어 기존 주택 매각 지연으로 인한 미입주도 크게 늘어날 양상이다.
 
미입주 리스크는 건설사에게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직접 토지를 확보해 분양하는 아파트는 물론, 도급공사에도 마지막 잔금이 들어오지 않으면 공사비를 못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소비자들의 자금조달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계약금과 중도금 비중을 낮추고 잔금 비중을 높이는 방법이 크게 유행하고 있어 미입주 리스크는 더 커진 상황이다. 잔금은 입주 시 납부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아파트 분양대금은 계약금 10%, 중도금 60%, 잔금 30%로 구성되는데 잔금 비중이 높으면 미입주로 인한 재정 부담도 높아지게 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최근 입주물량이 분기별로 10만호씩 쏟아지고 있기 때문에 미입주도 상당히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입주가 늦어지면 지체상금이 높아지면서 수분양자도 이자율 부담이 높아진다. 아울러 건설사 입장에서 가장 리스크가 높은 것이 사실 잔금 40%가 들어오느냐 안 들어오느냐의 문제라 잔금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한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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