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채용, 패러다임이 바뀐다)①국민눈높이 맞춰라…30년여만에 대전환


하반기부터 필기 재도입…불합리한 관행 전면적 타파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8-05-16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공정성, 객관성, 투명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면서 금융사들도 관행으로 여겨지던 기존 채용 방식을 고수하기 힘들어졌다. 전반적인 채용시스템 개편 뿐만 아니라 불합리한 관행 타파, 채용시험 외부 위탁을 통한 공정성 확보 등 금융권 채용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작년 말부터 불거진 채용비리 의혹으로 상당수 은행들이 몸살을 앓았던 만큼 변화의 움직임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그동안 장기간 지속됐던 은행권 채용 시스템이 올 하반기부터 전면 개편된다. 보다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방식을 도입하는 게 핵심 내용이다. 최근 채용비리 의혹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된 임원 추천의 경우 전면 금지 또는 폐지하기로 했으며 객관성 확보 차원에서 필기시험도 재도입한다.
 
이로써 은행권 채용 문화 역시 또 한차례 전환기를 맞았다. 1990년대 은행들은 이른바 '은행고시'로 불리는 필기시험 전형을 없애고 면접전형의 방식을 다양화해 채용 기준을 지식보다 능력 중심으로 바꿨다. 이후에는 공정성과 형평성이 강조되며 '탈 스펙' 바람이 불면서 블라인드 채용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1990년대 이전에는 은행 창구 중심 운영 및 영업력을 중시했던 만큼 상고 출신들을 주로 채용해왔다. 변화하는 사회상에 맞춰 채용 방식의 변화를 꾸준히 시도해왔던 것이다.
 
하지만 은행권 안팎에서는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진 것은 근본적으로 채용 시스템 자체가 최근 급변하는 사회상을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실시한 채용비리 의혹 검사 결과를 두고 예전부터 관행적으로 이뤄져왔다고 항변했지만 여론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뭇매를 맞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동안 금융사 재량을 인정해줬던 당국도 채용비리 사태로 국민적 공분이 극에 달하면서 이제는 일부 특혜 역시 '금융질서 교란 행위'로 간주하기 시작했다.
 
채용청탁자에 대한 처벌이나 부정입사자에 대한 제재 방침은 은행들이 추가적으로 마련해야 하는 과제다. 은행권 안팎에서는 채용비리 적발 시 관련자에 대한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One- Strike- Out)' 등 강력한 제재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이번 채용 패러다임 전환으로 은행들은 채용규모를 확대하는 동시에 그동안의 잘못된 관행을 없애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비리 여지를 최소화하는 방안이 나오는 만큼 모범규준을 정착시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정부에서 청년 일자리 확대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예년에 비해 보다 적극적으로 채용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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