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채용, 패러다임이 바뀐다)④단순 지식평가→스펙·학력파괴→필기 부활…채용 변천사 살펴보니


시대상 반영해 수차례 격변…지역할당제 등 정부정책 반영도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8-05-16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은행들은 그동안 시대에 따라 인재상에 적합한 직원들을 채용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1990년대 이전에는 은행원이라는 전문성에 맞춰 상고 출신들을 주로 채용해온 데 이어 1990년대 이후부터는 지원자의 지식이나 배경보다는 실력과 능력을 보다 자세하게 검증해 채용하려는 노력이 이어져왔다.
  
1990년대 이전 은행권 채용은 주로 지원자의 지식을 평가하는데 중점이 맞춰져 있었다. 필기시험을 중심으로 한 '은행고시'가 유지됐던 이유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은행마다 창구를 중심으로 한 대면 영업이 중요했던 시기인 만큼 상고 출신들이 은행권에 주로 취직하기도 했다.
 
이후 상당수 은행은 1990년대 들어 은행고시를 폐지했다. 필기시험 성적 순에 따라 일괄적인 방식으로 '모범생'을 뽑기보다는 은행의 인재상에 따라 개성있는 인재를 뽑기 위한 조치였다.
 
필기시험 폐지에도 현재 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 농협은행 등 일부 은행을 비롯해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금융공기업들은 채용 절차에 필기전형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원자의 지식수준 보다는 인적성 파악에 무게가 실려있다. 채용 당락을 결정하기 위해 서열을 정하기보다는 은행원으로서 최소한의 자격을 가리기 위한 기준으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후 은행권 채용은 블라인드 방식 도입과 면접전형 다양화가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기존 스펙 중심의 채용 관행에서 벗어나고 지원자의 지식보다는 실력과 능력 등을 보다 구체적으로 검증해 채용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조치였다.
 
우선 필기시험이 사라진 자리는 다양한 면접 전형이 대신했다. 2000년 하나은행이 처음으로 1박2일 면접을 시행했으며 신한은행 역시 24시간 면접을 진행했다. 우리은행 역시 심층면접 전형에 게임이나 프레젠테이션(PT) 등을 도입했다.
 
이와 함께 신체조건이나 학력 등을 기재하지 않는 등 차별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채용하는 블라인드 채용이 도입된 것도 은행권 채용방식 변화의 큰 특징 중 하나로 꼽힌다. 블라인드 채용은 지원서나 면접 등의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의 출신지역, 신체조건, 가족관계, 학력 등의 정보를 배제한 뒤 직무수행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 등을 평가하는데 집중하는 방식이다. 블라인드 채용 역시 탈 스펙화에 이어 지원자의 능력과 실력을 중심으로 채용하기 위해 주목받은 채용 방식이다.
 
그러나 은행권 채용비리 의혹 중 청탁에 의한 사례도 나타나면서 지원자의 배경 등을 모두 제거한 뒤 공정하게 평가해 채용하겠다는 블라인드 방식 도입 의도 역시 퇴색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권 채용 시스템은 주로 시대·사회적 변화에 맞춰 변형돼왔으나 정부 정책에 따라 새로운 채용 방식이 생겨나기도 했다. 지역할당제의 경우 정부가 2013년에 내놓은 지방대 육성방안에 따라 은행권에서도 도입한 방식이다. 지역할당제의 목적은 교육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방 출신 인재들을 대상으로 일정 입사 정원을 배정해 사회통합과 지역의 균형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고졸채용 역시 마찬가지다. MB정부 당시 본격 도입된 고졸채용은 당시 특성화고 및 마이스터교 활성화 정책과 함께 사회적으로 학력 파괴 바람이 불면서 은행들도 대거 고졸채용에 나섰다.
 
이후 박근혜정부에서는 고용정책의 기조가 경력단절여성으로 바뀌었다. 은행권 역시 근무방식을 다양화하며 2015년에만 경력단절여성을 1500여명 채용하기도 했다.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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