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아파트 줄 잇는데…미계약 물량 처리 방식 논란


일부러 미계약 만든다는 의혹…미계약 물량 처리 공급자 맘대로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8-05-17 오후 5:28:07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최근 ‘로또 아파트’ 열풍이 이어지면서 미계약 물량에 대한 투명한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행 규정상 예비당첨자까지 계약이 진행된 이후에도 미계약 물량이 나오면 공급자가 임의대로 물량을 처분하고 있다. 정부는 미계약 물량을 투명하게 공급하라고 권고하고 있지만, 강제 사항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투명한 방법으로 공급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된다고 강조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높은 경쟁률로 청약 마감된 서울 신규 분양 단지(마포프레스티지자이, 당산센트럴아이파크)에서 일부 미계약 물량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청약제도 구조상 청약 경쟁률이 높아도 미계약 물량이 나올 수 있다. 먼저 당첨자 중에서 무자격자가 나오거나, 중도금 등 자금을 마련하기 힘들어 계약을 포기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럴 경우 예비당첨자에게 넘어간다. 그리고 예비당첨자까지 계약을 진행했지만, 같은 이유 등으로 계약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미계약 물량이 된다.
 
특히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이달부터 6월까지 서울에서 아파트 6337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전년 동기(3790가구) 대비 67% 증가한 규모다. 미계약 물량이 지금보다 더 많이 나올 수 있다. 서울에서 공급되는 신규 아파트는 대부분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낮아 로또 아파트로 여겨진다. 미계약 물량에 대한 공정한 공급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다.
 
미계약 물량은 공급자가 공급 방법을 임의대로 정할 수 있다. 대부분 현장 추첨을 하거나, 선착순으로 입주자를 모집한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추첨 확률을 높이는 등 부작용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이동식 불법 중개업소인 ‘떳다방’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일부 건설사들이 무자격자를 청약하도록 만들어 일부러 미계약 물량을 만든다는 말도 나온다. 인기가 높은 미계약 물량을 투명하지 않은 방법으로 일부 지인 등에게 공급하기 위해서다.
 
현재 정부는 미계약 물량에 대한 투명하고 공정한 공급을 위해 공급자가 노력해 달라고 권고하는 것 말고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임의 분양을 하는데 투명하게 해달라고 사업 주체에 요청을 하고 있다”며 “인터넷 등으로 청약을 하면 본인만 계약할 수 있기 때문에 온라인 청약을 권유하고 있다. 강제할지 여부는 추후에 검토를 해봐야 된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현재 미계약 물량이 어느 정도인지 건설사가 밝히지 않으면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박인호 숭실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건설사들이 미계약 물량에 대해서 공개하지 않는다. 내부적으로만 알고 있다"며 "계약한 물량에 대해 등록을 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계약금 납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등록제도가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한 견본주택 앞에서 부적격 및 미계약으로 발생한 잔여세대 아파트에 접수하기 위해 청약예정자들이 길게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