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학 측, 항소심서 "사형 마땅한지 다시 살펴달라"


검찰 "반성 안 해"…이씨 재판 중간 고개 떨군 뒤 눈물 흘려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8-05-17 오후 4:46:52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여중생 딸 친구를 추행한 뒤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어금니 아빠' 이영학씨 측이 항소심 재판부에 사형이 선고되는 게 마땅한지 다시 살펴달라고 밝혔다. 삭발한 이씨는 공판 중간 감정에 복받친 듯 고개를 떨구며 눈물을 흘렸다.
 
서울고법 형사9부(재판장 김우수)는 17일 청소년성보호법 위반(강간등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씨· 이씨의 형 이모씨·지인 박모씨 등 3명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이씨의 딸 이모양의 사건도 같은 재판부에 배당됐으나 분리 심리됐다.
 
이씨 국선변호인은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범죄사실을 다 인정하고 있다. 피고인의 범행 동기나 수법 등은 비판받아 마땅하다"면서도 "사형이 선고되는 게 마땅한지 다시 한번 살펴봐달라는 점에서 항소했다. 사형은 되돌릴 수 없고 교화 가능성 등이 없을 때 해야 하는데 피고인에게 인정되는지 다시 살펴달라는 뜻"이라고 항소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검찰은 "사회 이목이 쏠리는 이 사건에서 이씨의 죄목은 살인부터 무고까지 무려 14개에 이른다. 특히 무고죄는 피고인의 적극적 행위로 생기는 제일 나쁜 범죄로 피고인이 죄를 뉘우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1심의 법정 최고형은 당연하므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다"고 반박했다.
 
이날 재판부는 검찰에 "공소장을 보면 이씨가 곁에 있던 젖은 수건을 이용해 피해자를 살해한 것으로 나오는데 구체적인 살인 동기가 나오지 않는다"며 "계획적인 범행인지 아니면 우발적인 범행인지 검찰이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다. 이씨 측에도 "과연 수건이 왜 거기 있었는지 설명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또 재판부는 검찰에서 시행한 이씨의 통합심리분석에 대해 "검찰 내 기관에서 심리한 결과인데 여기를 보면 이씨에게 정신지체 등이 없다고 나오는데 다른 일반 병원의 분석표를 보면 이씨에게 정신지체 등이 있다고 나온다. 이 부분을 검토하고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이씨 변호인은 "이번 범행은 피고인의 지능 및 성격적인 결함과 관련 있어 보인다. 공판에 정신 의학 전문가 등을 불러 의견을 듣고 재판에 반영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정신 의학 전문가를 부르기 전에 피고인의 정신감정이 먼저 필요할 거 같다. 검토해달라"고 했고 이씨 변호인은 바로 신청했다.
 
이씨는 지난해 9월30일 딸 이양과 공모해 A양을 자신의 집으로 불러 수면제가 든 음료를 먹여 추행한 뒤 이튿날 A양을 목 졸라 살해했다. 또 딸과 함께 강원 영월군 한 야산에 A양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아내 최모씨에 대한 상해·성매매알선 혐의, 딸의 치료비로 쓴다며 후원금을 모집한 뒤 치료비로 쓰지 않은 혐의(사기)·보험사기 혐의 등도 받는다.
 
딸 이양은 "엄마 역할을 할 사람이 필요하니 친구 A양을 집으로 데려오라"는 아버지 이씨의 말을 듣고 A양을 유인해 수면제가 든 음료수를 마시게 하고 사체를 함께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2월 1심은 이씨에게 "피해자 및 피해자 유족이 입은 정신적 고통과 충격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다. 그 어떤 처벌로도 회복될 수 없는 비참한 결과를 가져왔다"며 "피고인은 엽기적이고 잔혹한 범행을 저지르고도 가증스럽게 '어금니 아빠'라는 명칭 아래 사치스럽게 생활하는 등 사회적으로 회복할 수 없는 불신과 사회 정서적 피해를 야기했다"며 사형을 선고했다.
 
이씨 말을 듣고 A양을 유인하고 시신을 함께 유기한 혐의를 받는 이씨의 딸 이양은 징역 장기 6년에 단기 4년, 이씨 부녀의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는 지인 박씨는 징역 8개월, 이씨의 친형 이씨는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박씨와 이씨의 형은 이날 법정구속 됐다.
 
이씨 등에 대한 항소심 2회 공판은 다음 달 21일 오후 3시 열릴 예정이다.
 
'어금니 아빠' 이영학씨가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항소심 1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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