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님,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되요?”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8-05-17 오후 5:29:05

A씨 “저 휴대폰에서 포털 어플 싹 다 지웠어요.”
B씨 “저 요즘에 병원 다녀요. 위염약 먹고 있어요. 스트레스로 죽을 맛이에요.”
C씨 “제가 동네북 인가 봐요. 쫓아다니면서 일일이 간섭을 할 수도 없고.”
D씨 “나 이러다 정신병 걸릴 것 같아요.”
 
기획사 홍보사 제작사 투자배급사 관계자들이다. 영화 한 편이 나오기까지 피를 말리는 작업의 연속이다. 이러쿵 저러쿵 영화가 완성된다. 그럼 끝? 그게 아니다. 후반작업 홍보 마케팅 계획 수립, 이벤트 프로모션 진행, 감독 및 배우 스케줄 조정, 언론사 취재 응대 등 산더미 같은 일이 쌓여 있다.
 
물론 수월하게 모든 것이 챗바퀴 굴러가듯 이뤄질 때의 일이다. 고단하고 고통스러운 일의 연속이다. 최근 몇몇 영화가 배우들의 구설로 된서리를 맞았다. 사실 이게 구설인지는 모르겠다. 포털사이트에 길들여진 기자들의 이슈 만들기에 이른바 스태프들은 몸살이다.
 
최근 한 외화 언론시사회 현장이다. 외화의 경우 엠바고(보도 유예)가 설정된 작품들이 꽤 많다. 해외 배급사 영화일 경우는 더욱 그렇다. 이럴 경우 배급사 및 수입사에선 가드(경호업체)를 배치한다. 이들의 역할은 관람을 온 언론사 기자들에게 엠바고 서약서 받기 그리고 관람 도중 ‘영화 몰카’ 촬영 감시 등.
 
CGV용산아이파크몰 전경. 사진/CJ CGV
 
사실 영화 기자들이 영화를 보면서 휴대폰으로 몰카를 촬영하는 행위를 기대한 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대사 하나 장면 하나에 집중하면서 관람하는 것은 여간 피곤한 일이 아니다. 상황을 모르는 기자 동료들이나 일반인들이 “만날 영화만 보고 좋겠다”라며 농담을 하면 영화 담당 기자들이 발끈하는 것도 이런 이유.
 
이날 언론 시사회에서 가드와 일부 매체 기자들이 언쟁이 벌어졌다. 이런 언쟁은 언제나 한 가지 이유다. 가드의 지나친 통제 때문.
 
“일을 하러 온 기자들, 더욱이 영화 담당 기자들을 암묵적 범죄자로 보는 거냐?” 라며 고성이 터졌다. 물론 가드들을 경우 외주 계약을 한 업체이고 철저한 관리 감독을 해야 다음에도 수주를 받을 수 있기에 보여주기 식에서라도 이런 행위를 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이날 일부 가드와 타 언론사 기자들의 격한 언쟁이 벌어졌다. 중재는 결국 배급사와 수입사 그리고 홍보사 관계자들의 몫. 사색이 된 이들은 기자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안절부절이다. 결국 한 관계자(배급사인지 수입사인 홍보사 관계자인지는 밝히지 않겠다)가 눈물을 보인다.
 
“기자님, 이럴 때는 정말 어떻게 해야 되요?”
 
많게는 하루에 3편까지 영화를 보고 분석과 평론을 담은 리뷰를 쏟아내야 하는 영화담당 기자들의 고충. 이건 비교할 게 아니었나 보다. 온갖 뒤치닥거리를 하며 발품을 파는 이들의 고충. 이날 만큼은 안쓰러워 보였다.
 
사진: 글 내용과 사진은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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