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 계륵된 'CSP브라질제철소'…손해배상 피소 195건


완공 이후 소송가액 20배 늘어…5000억 손실 처리 후에도 여파 지속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8-06-05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임효정·구태우 기자] #20년간 포스코건설 하청업체로 일해온 SP브라질 정순표 대표는 포스코건설과 브라질 사업 관련 수의계약을 맺고 지난 2012년 CSP브라질제철소 사업에 참여했다. 이 중소기업은 지붕판금을 비롯한 식당건물 공사 등을 맡은 하청업체로, 사업 초기 공정인 토목 사업에 참여한 6개 하청업체 중 한 곳이었다. 현지 조달규정이 엄격한 탓에 자재 반입에 어려움을 겪었고 그로인해 공사기간은 1년 이상 연장됐다. 선공정인 토목공사가 지연되면서 이후 사업에도 차질이 발생해 브라질에서 45억원이 넘는 손실을 떠안게 됐다. 2014년 공사를 포기한 정 대표는 공사기간 연장으로 인해 손실액을 청구했지만 이에 포스코건설은 9억8000만원을 지급한 상태다. 그와 함께 초기 사업과정에 참여한 5개 업체 중 한 곳을 제외한 나머지 4곳도 손실이 발생해 사업을 중도 포기했으며, 이들 업체는 현재 포스코건설 브라질법인과 소송을 진행 중이다.
 
포스코건설에 계륵으로 전락한 'CSP브라질제철소 사업'의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 5000억원 규모 손실로 2015년부터 2년 연속 적자 늪에 허덕인 이후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관련 소송건수와 피소액은 점점 불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4일 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에 소송을 제기한 건은 올 3월말 누적 기준 321건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포스코건설 브라질법인(POSCO E&C Brazil)이 피소된 소송건은 195건으로 전체 60%에 달하며, 소송가액은 732억원이다. 협력업체 근로자 수당과 보상금 관련 소송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공사가 진행 중이던 2016년 3월말 기준 소송건수는 21건, 소송가액은 38억원 수준이었다. 2년 사이 소송가액만 20배 가량 늘어난 것이다. 정 대표와 같이 손실을 입었지만 비용 부담 탓에 소송을 진행하지 않은 사례까지 포함하면 해당 사업과 관련된 분쟁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프로젝트가 끝나고 산정기준이 다를 경우 이견이 생기게 된다"며 "협의가 안 되면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CSP브라질제철소는 국내 건설업체가 해외에서 수주한 단일 플랜트 공사로 5조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사업이었지만 포스코건설에 5000억원 가량의 손실을 안긴 계륵 같은 존재였다.
 
이 프로젝트는 브라질 최대 철광석 공급사인 발레(50%), 동국제강(30%), 포스코(20%)가 합작해 추진한 사업이다. 시공사로 선정된 포스코건설이 설계, 구매, 시공까지 턴키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통관문제, 노조파업 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면서 손실이 불어났다. 2012년 착공에 들어간 해당 프로젝트는 당초 2015년 8월에 준공 예정이었지만 1년 반 가량 늦어지면서 2016년 말에 마무리됐다. 공기 지연으로 포스코건설은 대규모 손실을 냈다. 해당 프로젝트와 관련해 4000억원 가량의 손실이 2016년 실적에 반영되면서 그 해 적자를 기록했다. 이어 지난해 브라질 CSP 일관제철소의 원가가 추정치보다 늘어난 것이 발견되면서 2015년 실적도 뒤늦게 흑자에서 적자로 뒤집혔다. 업계는 포스코건설이 브라질제철소 사업으로 총 5000억원 이상 손실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규모 손실과 이에 따른 분쟁이 잇따르자 브라질 현지 사정에 대한 분석 없이 무분별하게 뛰어든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건설현장에서 변수가 많긴 하지만 대규모 사업인 만큼 통관문제에 대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브라질을 포함해 남미 쪽이 노조, 장비조달, 행정프로세스 등 어려움이 많다"며 "해외업체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분위기이다보니 현재 진출한 업체들도 대부분 계열사의 공사수주건이 대부분이다. 이런 환경때문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의 CSP브라질제철소 사업으로 손실을 입은 하청업체가 포스코 본사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SP브라질
 
임효정·구태우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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