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규제, 국내기업만 옥죌 우려"


"언론, 포털 과도한 의존…해법은 아웃링크" 반론도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8-06-04 오후 6:08:28

[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포털 규제 법안들이 국내 포털사업자만 옥죄는 격이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다만 언론이 포털에 의존하는 구조를 깨기 위해선 아웃링크(뉴스 클릭 시 언론사 홈페이지 이동) 등 강제 규제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 또한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최진응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4일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 공공그라운드에서 열린 '오픈넷 창립 5주년:포털 규제,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내 규제 법안이 제정되면 실제 가짜뉴스 유통 창구인 트위터, 페이스북 등 해외사업자가 빠져 규제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국회에는 지난 2달여간 약 20건이 넘는 포털 규제 법안이 발의됐다. 최 조사관은 이 법안을 ▲가짜뉴스 유포자 처벌 ▲가짜뉴스 방치한 포털 처벌 ▲매크로(동일 작업 자동 프로그램) 이용자 처벌 ▲매크로 방치한 포털 처벌 등 4가지로 구분했다. 최 조사관은 "가짜뉴스 유포자나 매크로 이용자 등 가해자는 처벌해야 하지만 포털 등 유통사업자를 처벌하면 정보 공유 통로가 막힐 위험이 있다"며 "이용자 불편을 일으키는 법적 규제는 숙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계를 비롯한 이날 참석자들은 규제 필요성은 인정하되 여론 표현의 자유를 위해 규제 방향을 자율 규제로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해답으로 시민단체·학계·기업(언론사, 포털 사업자)가 참여한 사회적 협의체 구성이 제시됐다. 이재국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네이버는 국내에서 지배적 여론 형성 공간으로 자리 잡으며 여론 조작 대책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다"며 규제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다만 의도적으로 여론을 호도하려는 이를 막아야 한다"며 "완벽한 규제는 불가능하다. 사회 합의를 이룬 규제가 시민사회 내에서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위근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 역시 "입법부에서 개정안을 내놨지만 표현의 자유, 여론 공간에는 자율 규제가 먼저"라며 "시민단체, 학계, 기업 등이 참여한 상생협의체가 5개년 계획을 세워 규제안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정부, 국회 등 참여는 정치적 논리가 끼어들어 논의를 흐릴 수 있다며 단호하게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언론이 포털에 의존하는 종속 구조를 깨기 위해 아웃링크 등 강제 법안이 필요하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인터넷은 개인이든 기업이든 똑같이 경쟁할 수 있는 구조를 보장해야 한다"며 "일부 언론사만 참여한 인링크(콘텐츠 제휴) 제도는 인터넷 생태계를 저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평등하게 소통할 수 있는 인터넷 공간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아웃링크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콘텐츠 제휴는 뉴스를 포털 안에서 소비할 수 있는 구조로 아웃링크와 반대되는 개념이다. 포털 사업자는 뉴스 제공 언론사에 콘텐츠 사용료인 전재료를 지급한다. 박 교수는 이러한 종속 구조를 깨야 한다는 설명이다.
 
인터넷사업자들은 사회적 합의가 먼저라는 입장이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의 나현수 팀장은 "KISO가 자체적으로 구축한 자율규제는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는 방향"이라며 "댓글이나 가짜뉴스가 여론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KISO는 지난 3월 '가짜뉴스' 규제 기준을 마련하고 5월부터 시행 중이다. KISO는 가짜 뉴스를 언론사 명의나 언론사 직책 등을 사칭하거나 도용한 기사형태를 갖춘 허위 게시물로 정의했다.
 
4일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 공공그라운드에서 열린 '오픈넷 창립 5주년:포털 규제,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 사진/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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