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조명 필요한 ISA)②수익률은 으뜸인데 투자자 관심은 '실종'


시장 초기 유치전 과열로 '거품'…은행·신탁형 몰려 수익체감 떨어져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8-06-11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전보규·신항섭 기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다른 어떤 금융상품보다도 화려한 조명을 받으면서 데뷔했다. 하나의 계좌에 다양한 금융상품을 넣고 발생 소득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주는 상품으로, 계좌 내에서 자유로운 자산 구성과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이 부각받았다. 2016년 3월 출시 당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ISA는 국민들이 노후 대비와 목돈 마련에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국민 통장"이라며 상품의 유용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출시 초기에는 불완전판매나 1만원 이하 깡통계좌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어디 내놔도 뒤지지 않는 수익률로 자신에게 쏟아진 기대에 충분히 부응해 왔다. 하지만 출시 2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ISA에 대한 관심은 사실상 실종 상태다.
 
ISA 수익률 4.16%…정기예금 2배 넘어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일임형 ISA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4월 말 기준)은 4.16%로 정기예금 금리 2.0%보다 두 배 가량 높다. ISA 출시 이후 누적 수익률은 8.53%다.
 
ISA의 수익률은 출시 1년쯤인 지난해 상반기까지 2~3% 수준에 머물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상승해 지난해 10월 8%를 기록했고 올해 1월에는 12%에 근접하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은 은행을 제외하고 증권만 보면 수익률은 더 높다. 작년 10월부터 최근까지 증권의 평균 누적 수익률은 10% 안팎이다. 은행은 6~7% 정도다. 금투협이 수익률을 집계하는 모델포트폴리오 203개 중 70% 가량인 135개는 5% 이상이며, 30% 가량인 60개는 1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메리츠종금증권과 키움증권, NH투자증권 등의 상품 중에서는 30%에 가까운 누적 수익률을 내는 것도 있다. 국내 주식형펀드 최근 1년 수익률(14.56%, 2018년 6월1일, 에프앤가이드 기준)의 두 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처럼 수익률은 양호하지만 가입자는 오히려 줄어드는 추세다. ISA 가입자 수는 출시 첫해인 2016년 11월 240만명까지 증가했다가 이때를 정점으로 올해 3월까지 계속해서 감소하면서 209만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달에는 가입자가 늘었지만 증가폭은 1800명 정도로 많지 않았다.
 
통상 수익률이 높은 금융상품에 사람이 몰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반대 흐름이다. ISA는 무엇보다 강한 가입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세제 혜택이 있는 상품이란 점에서도 일반적인 경우와는 상당히 다른 상황이다.
 
"초기 과도한 계좌 유치·까다로운 요건 탓"
 
이처럼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요인 중의 하나로는 ISA 출시 초기 과열됐던 계좌 유치 경쟁이 지목된다. 한 은행 관계자는 "ISA가 1인 1계좌만 허용되면서 도입 초기 계좌수를 늘리는 데만 초점이 맞춰졌다"며 "이 때문에 실수요자가 아닌 고객이 상당수 유입되면서 가입자 수에 거품이 생겼고 초반 수익률 관리에 실패하면서 가입자를 계속 붙잡아 둘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금융회사 직원들이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친인척과 친구 등을 동원해 소위 '지인 계좌'를 많이 만들었는데 ISA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았던 고객이라 출시 초기 수익률이 좋지 않아 이탈했다는 설명이다. 당시 금융회사들이 실적을 높이기 위해 직원들에게 가입자 수를 할당하는 방식으로 고객 유치를 독려한다는 문제가 계속 지적됐다.
 
은행·신탁형 ISA 가입자가 많아 높은 수익률을 체감한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란 지적도 있다.
 
A증권사 WM 관계자는 "수익률을 업권별 계좌 종류별로 보면 증권사, 일임형이 더 많은 수익을 내고 있는 데 가입자 대부분은 은행·신탁형에 몰려 있다"며 "좋은 성과를 경험한 투자자가 많아야 ISA가 돈을 벌어주는 상품이란 인식이 확산되고 더 많은 가입자와 자금이 들어올 텐데 지금의 상황은 반대"라고 말했다.
 
가입 대상이 제한적이고 요건이 까다로워 가입자 풀이 적다는 점과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장기간 계좌를 유지해야 하는 등 제도적 차원의 문제도 ISA에 대한 관심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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