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에 부는 가상화폐 바람


경기·부산·제주 등 지역 기반 코인 발행 공약…정부 규제에 공염불 우려도 제기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8-06-12 오전 11:21:19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6·13 지방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가상화폐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들이 지역 내에서 활용할 자체 화폐로 출마 지역의 이름을 딴 가상화폐 도입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정부가 가상화폐에 대해 정책방향을 확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블록체인 활성화 공약이 가상화폐의 새로운 활로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사진/뉴스토마토
 
11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시·군·구 등 일부 기초자치단체장 후보들은 오는 13일 열릴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권선거’를 앞두고 가상화폐 도입을 새로운 공약으로 내걸었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블록체인 기술을 지역 사회에 접목해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한편 가상화폐 생태계에 관심이 많은 젊은 유권자들의 표심도 잡겠다는 복안이다.
 
경기도지사에 도전하는 자유한국당 남경필 후보는 지역화폐인 ‘G코인’ 발행을 공약했다.
 
G코인은 가상화폐와 핀테크를 결합한 것으로 남 후보는 지역 공동체인 경기쿱(Co-op)협동조합 등에 도입해 카드수수료 제로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 내에 블록체인을 전담하는 ‘블록체인랩’도 신설하기로 했다.
 
부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가 부산형 사회복지 코인인 ‘B코인’을 만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오 후보는 ‘B 코인’을 재래시장 상품권을 대체하는 방안과 사회공헌활동자 등에게 지역 화폐로 지급해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예를 들어 자원봉사를 통해 1만원어치의 B코인을 받는다면, 이를 지역 가맹점이나 재래시장에서 사용하는 형태다.
 
무소속으로 나온 원희룡 제주도지사 후보는 지역화폐인 ‘제주코인’을 발행하고 블록체인 특구도 조성하겠다고 공언했다. 제주코인은 도내 교통이나 행정 등에 도입하는 한편 재래시장 등에 새로운 지급결제 수단으로서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충남 천안시장 후보로 오른 자유한국당 박상돈 후보는 ‘천안사랑 코인(가칭)’ 도입을 약속했다. 이는 제주코인, B코인과 같이 자원봉사자 등에게 지역 가상화폐를 지급하는 형식으로, 지역화폐 활성화를 통해 소상공인 영업 환경을 향상시킨다는 생각이다.
 
이밖에 지역화폐 도입 경험 등을 토대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후보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후보는 보궐선거에 출마하며, 노원구청장 시절 국내에서 처음으로 지역 화폐 ‘노원 코인’을 도입했던 경험을 내세웠다. 노원구는 지난해 12월 ‘노원 코인’을 마련해 자원봉사와 기부를 하는 구민에게 지급하고, 이를 지역 가맹점에서 사용하게 하는 자원순환을 유도한 바 있다.
 
지역 주민들이 자원봉사 등의 활동으로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가상화폐’로 보상한 것이다. ‘노원코인’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거래내역을 조작하거나 코인의 관리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어 눈길을 끌었다.
 
가상화폐 시장에서는 지역화폐 등장에 대해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지역을 대상으로 한 가상화폐가 지방선거 공약으로 잇달아 등장하면서 침체기에 접어든 시장에 활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가상화폐 거래소 한 관계자는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가상화폐가 선거 공약으로 나온다는 것은 블록체인 시장의 활로가 열려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지역화폐가 시장에서 활발히 유통된다면 가상화폐에 대한 거부감도 줄어들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정부가 큰 틀의 가이드라인을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가상화폐 도입을 공약으로 내건 것은 자칫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후보들이 지역 기반의 가상화폐를 발행해 복지나 청년수당 등에 활용하겠다고 했지만, 정부의 규제 방침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지역화폐’가 제역활을 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역화폐를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같은 형태의 코인과 동일 선상에 놓기엔 부족함이 있다"면서 "지역 화폐는 기존의 재래시장 상품권 등이 가상화폐로 바뀐 정도로, 소상공인 영업 환경 개선 등 실질적인 역할을 이끌기엔 아직 의문"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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