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폭스바겐 국내 복귀 '성공적'…'디젤게이트' 회피는 여전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8-06-11 오후 6:16:29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디젤게이트로 국내시장에서 철수했던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2년 만의 복귀전을 성공리에 신고했다. 당초 우려와는 달리 판매 재개 직후 실적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경쟁사들을 긴장케 했다. 한편으로는 고객에 대한 보상이 미국에 비해 미흡하고 책임 회피에만 몰두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독일차에 대한 무조건적 수요 등 소비문화에 대한 안타까움도 이어진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4월 국내시장 재진입과 함께 각각 2165대, 809대를 팔며 수입차시장 3위와 9위에 올랐다. 오랜만의 등장과 프로모션 덕으로 치부하기에는 5월 실적도 상당했다. 5월 아우디 1210대, 폭스바겐 2194대로 각각 5위와 3위에 오르는 판매행진을 이어갔다. 5월 베스트셀링카 순위에서도 폭스바겐의 티구안 2.0 TDI가 1200대로 BMW 520d(1239대)에 이어 2위, 아우디 A6 35 TDI(831대)가 3위를 기록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디젤게이트 파문이 컸던 만큼 두 브랜드가 국내에 안착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기류가 팽배했다. 그러나 예상외의 실적을 거두면서 앞으로 메르세데스-벤츠, BMW와 상위권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이 조정되는 분위기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선전을 바라보는 씁쓸함도 있다. 무엇보다 디젤게이트로 피해를 입은 국내 고객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와 보상에 인색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양사는 국내 고객에게 100만원어치 쿠폰을 지급한 게 전부다. 반면 미국 고객에게는 해당 차량을 환불해 주는 동시에 5000달러~1만달러(약 537만~1075만원)의 보상금도 지급했다. 시장 규모가 차이가 있다 해도 너무나도 대조적인 보상이었다. 이에 대해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미국은 징벌적손해배상제도가 있고 소비자 관련 단체의 영향력이 크다는 점에서 양사가 적극적으로 고객보상에 나섰다"면서 "국내에도 이런 제도가 있었다면 고객에 소홀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점에서 제도의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국내시장 판매량은 회복했지만 국내 고객에 대한 사과 등에는 미흡하다는 비판이 지속되고 있다. 사진/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아우디와 폭스바겐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법무법인 바른의 하종선 변호사는 "양사가 한국과 미국에서 저지른 잘못이 동일하고 판매과정에서 사기행위가 있었기 때문에 국내 고객에게도 차량 환불을 해야 한다"면서 1심 소송 결과를 기대했다. 이어 "최근 독일에서 유로6 디젤엔진이 탑재된 A6, A7 모델 6만대에 대한 리콜 결정이 나왔다"면서 "이는 제품의 결함을 인정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어 국내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국내 판매 재개를 위해 말로만 사과할 뿐 법적 책임은 회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국내 판매 재개 직전인 4월 초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로운 비전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를 선포했다. 르네 코네베아그 그룹 총괄사장은 "지난 1년을 진지한 반성과 쇄신의 기회로 삼았다"면서 "해결해야 할 과거 사안들이 아직 남아있지만 매우 중요한 한국시장에서 고객 신뢰와 기업 명성을 회복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는 의미로 봐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슈테판 크랍 폭스바겐코리아 사장도 4월 말 신차 공개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폭스바겐 브랜드를 신뢰했던 고객 및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면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 변호사는 "자신들이 저지른 서류 조작도 인정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제스처는 립서비스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실제 두 곳 모두 소송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어떤 보상 프로그램도 내놓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 소비자들이 독일 브랜드를 지나치게 선호하는 풍토도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진정성 있는 문제 해결에 소극적인 요인으로 지목한다. 업계 관계자는 "벤츠, BMW를 비롯해 아우디와 폭스바겐 등 독일 브랜드를 선호하는 인식이 팽배하다"면서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도 판매실적을 보면 디젤게이트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양사가 디젤게이트와 관련해 책임감 있게 매듭을 짓는 게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내시장 마케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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