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탐정2’ 권상우 ”좋은 사람과의 작업이 첫 번째 입니다”


3년 만에 성동일 다시 만나 속편 촬영…”즐거웠다”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8-06-11 오후 4:58:13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몇 년 동안 스크린에서 볼 수 없던 권상우다. 영화로 데뷔(2001년 ‘화산고’)로 데뷔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영화는 그에게서 멀어져 갔다. 해외 활동이 겹치면서 국내에서 그를 찾는 제작자와 감독은 점차 사라져 갔다. 서글프지만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 입장에선 어쩔 수 없는 세월의 흐름이라고 봤다. 한때 원조 몸짱 스타,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청춘물의 대명사로 활동해 왔다. 지금은 배우 손태영의 남편이고 ‘룩희 아빠’로 더 유명하다. 세월이 흐르면서 그 역시 과거의 추억을 그리워하기도 한다. ‘한 때는 이랬는데’란 기분 좋은 되새김도 여전하다. 그럼에도 그는 냉정하다. 가만히 곱씹어 봤다. 자신이 배우로서 얼마의 유통기한을 남기고 있을까. 남은 시간을 계산해 계산 없이 달리기로 했다. 하고 싶은 것을 마음 것 하며 두 자녀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기로 했다. 영화 ‘탐정: 리턴즈’의 셜록 덕후 ‘강대만’이 그랬던 것처럼. 이제 그에게 강대만은 분신이다. 전작 ‘탐정: 더 비기닝’에 이어 속편 ‘탐정: 리턴즈’로 컴백한 권상우다.
 
권상우. 사진/수컴퍼니
 
지난 달 말 언론시사회 이후 서울 광화문 인근 한 카페에서 만난 권상우다. 국내 영화는 전작 ‘탐정: 더 비기닝’이 마지막이다. 그 이전에는 2011년 곽경택 감독의 ‘통증’이다. 국내 드라마 몇 편과 중국으로 건너가 활동에 집중했다. 오랜만의 국내 활동이고 오랜만의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다. 반가운 마음이 앞섰는지 기분이 좋다. 영화가 재미있단 입소문이 개봉 전부터 퍼지면서 더욱 ‘업’됐다. 사실 스크린에서 큰 흥행작을 선보인 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난다’며 웃는다.
 
“전작 ‘탐정: 더 비기닝’이 262만 정도 들었죠. 사실 그게 뭐 빵 터졌다고 할 수치도 아니고. 속편을 만들만한 결과물을 끌어 올린 것도 아니잖아요. 그렇잖아요 대표님 하하하.(인터뷰 당시 제작사 대표가 함께 동석했었다). 뭔가 감개무량하다? 지금은 그래요. 우선 재미가 있고, 저도 언론시사회에서 처음 봤는데. 제 영화 제가 재미있다고 하는 것도 웃기지만 정말 재미있게 봤어요. 동일 선배와 다시 한 번 만나서 제대로 놀았죠.”
 
그는 전작에서와 마찬가지로 성동일과 함께 다시 사건 속으로 뛰어든다. 전작이 ‘강대만’과 ‘노태수’(성동일)의 캐릭터를 설명하기 위한 장면들이 많았다면 이번에는 전편 마지막에 등장한 ‘탐정 사무소’ 설립 이후 곧바로 사건에 뛰어든 두 사람의 모습이 등장한다. 생활형 가장들의 적나라한 모습이 웃음을 유발한다. 이른바 ‘웃픈 장면’의 연속이지만 그는 ‘아빠들이 다 그렇지 않냐’며 손사래다. 특유의 너털 웃음도 던진다.
 
권상우. 사진/수컴퍼니
 
“저도 집에선 꼼짝 못해요. 하하하. 참고로 저희 집 권력 순위가 있어요. 맨 위가 와이프, 두 번째가 룩희, 세 번째가 딸내미. 전 맨 바닥이죠. 영화 속 ‘강대만’하고 똑 같아요. 아빠들은 모두가 한 가정의 가장으로 나름의 애환을 갖고 있잖아요 가족들을 책임지기 위한 고군분투. 그건 저나 동일 선배나 아마 똑같을 거에요. 그게 영화 속에 고스란히 묻어 보이고. 그런 공감대가 형성돼 재미로 이어지고. 저나 동일 선배나 촬영하면서 배꼽을 잡은 장면이 꽤 되요. 하하하.”
 
전편에서도 워낙 찰떡 호흡을 자랑한 권상우-성동일 콤비다. 이번 속편은 사실상 감독만 달랐을 뿐 배우와 스태프 모두가 전편에 이어 고스란히 이어져왔다. 현장에서 손발을 맞추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었단다. 그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시키지도 않았는데 서로가 일사천리로 움직였다고. 촬영 전 권상우와 성동일은 카메라 세팅과 조명 세팅까지 담당할 정도였단다.
 
“(웃음) 정말로 그랬어요. 하하하. 동일 선배와 저 그리고 막내 스태프들까지 모두가 아는 분들이에요. 다들 그냥 오랜만에 보는 친구 같았죠. 제가 배우라고 분위기 잡고 그런 타입도 아니고, 동일 선배는 더더욱 안 그러고. 빨리빨리 촬영을 진행하기 위해 저희도 팔 걷어 붙이고 나섰죠. 카메라 조명 세팅은 하하하. 사실 배우가 제일 잘 알잖아요. 어떻게 움직일지에 대한 동선을. 동일 선배가 ‘상우야’ 이러고 부르면 전 ‘네’ 하고 달려갔죠. 뭐.”
 
권상우. 사진/수컴퍼니
  
연기적인 측면에서도 말도 안 했지만 손발이 맞는단 걸 새삼 느끼는 현장이란 게 신기할 정도였다고. 설명을 하자면 한 두 가지가 아니기에 설명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라고 웃는다. 그저 현장에서 성동일과 권상우 그리고 스태프들이 뭔가 하려고 눈치를 보는 게 아니라 그것을 주고 받는 아주 짧은 찰나의 순간에 모든 것이 이뤄졌단다.
 
“그냥 어떤 장면에서 뭘 어떻게 재미있는 애드리브를 하고 어떤 즉흥 연기가 삽입됐나? 이런 걸 설명하고 말씀 드리기 보단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서로 주고 받았어요. 리허설도 안해보고 척척 몇 신을 바로 찍고. 되게 기분 좋은 연속의 순간이었어요. 사실 제가 탐정물 추리물을 별로 안 좋아해요. 하하하. 이런 말 하면 안되지만 사실이에요. 그런데 ‘탐정’은 전편도 그랬고 이번에도 그렇고 강대만과 노태수의 찌질찌질한 현실적인 모습이 흥미로웠어요. 1편이 그랬고 2편도 비슷한 분위기에서 ‘더 발전시켜보자’란 생각으로 모두가 임했던 것 같아요.”
 
전편에 이어 감독을 제외한 모든 배우와 스태프가 고스란히 이번 속편으로 이어져 왔다. 그리고 한 명이 히든카드로 영입됐다. 바로 최고의 예능 대세이자 코믹 연기의 달인 이광수다. 권상우는 이광수와는 인연이 없었다. 대신 성동일과 드라마 ‘라이브’를 하면서 돈독한 사이가 됐다고. 연출을 맡은 이언희 감독도 이광수의 의외의 모습에 반해 그에게 극중 새로운 인물 ‘여치’역을 제안했다. 이광수의 합류는 ‘탐정: 리턴즈’로선 신의 한수나 다름 없었다.
 
권상우. 사진/수컴퍼니
 
“맞아요. 정말 ‘신의 한수’였어요. 하하하. 이 친구가 우선 예능으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잖아요. 그런데 현장에선 의외의 모습이 있어요. 말 수가 되게 없어요. 그리고 연기에 대한 갈증이 많이 느껴지고. 대본이나 작품 분석도 아주 치밀해요. 좀 오버하는 연기도 스스로 그 수위를 기가 막히게 조절하더라구요. 저도 정말 많이 배웠어요. 광수랑 찍는 첫 신이 세트에서 촬영이었는데, 너무 동일 선배에게 말을 많이 들어서 낯설지가 않더라구요. 하하하. 술도 잘 마시고(웃음) 예의 바르고 아무튼 되게 괜찮은 후배에요.”
 
추리물이나 탐정 물을 의외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권상우 이지만 전편 ‘탐정: 더 비기닝’과 드라마 ‘추리의 여왕’까지 두 편의 탐정물을 이미 소화한 전력이 있다. 사실 작품이 많이 안 들어오기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이번 ‘탐정: 리턴즈’를 선택한 것은 아닐까. 짓궂은 질문에 그는 너털 웃음을 터트리며 ‘그럴 수도 있다’고 다시 웃었다.
 
“사실 몇 년 전과 다르게 작품 섭외 편 수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에요(웃음). 글쎄요. 이번 ‘탐정: 리턴즈’나 ‘추리의 여왕’은 모두 사람이 좋아서 했어요. 두 편 다 대박이 난 것도 아니고.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도 아니지만 그런대도 제가 선택했던 것은 상대 배우에 대한 신뢰감 때문이에요. ‘추리의 여왕’ 때는 최강희란 배우에 대한 신뢰, 이번에는 당연히 성동일 선배에 대한 신뢰였죠. 전 언제나 작품을 고를 때 그게 1번이에요. 재미있는 스토리, 특이한 배역과 도전도 좋죠. 하지만 남는 건 언제나 사람인 것 같아요.”
 
권상우. 사진/수컴퍼니
 
과거 국내 출연작 가운데 영화 ‘숙명’처럼 흥행에도 큰 실패를 했지만 지독한 악역도 경험해 본 권상우다. 물론 몇 작품을 제외하면 그는 언제나 코미디와 로맨스물의 주인공이었다. 지금도 그렇고 항상 강렬한 악역에 목말라 있다고. 언제까지 배우를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갖고 그 의문을 자양분으로 매 순간에 목숨을 걸고 달려든다는 권상우다.
 
“현재 ‘귀수’(영화 ‘신의 한수’의 프리퀄)를 준비 중이에요. 그래서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저를 기억해 주시는 분들이 대부분 가벼운 연기를 한 작품만 떠올리세요. 저도 이런 연기도 할 수 있다는 걸 꼭 보여주고 싶어서 하반기에는 쎈 역할로 나갑니다(웃음). 아주 제대로 독을 품고 나와요. 기대해 주세요.”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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