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시간 근무·적정임금제…건설사 "적정공사비 지원이 먼저"


정부·건설사 간 노무비 부담 놓고 갈등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8-06-12 오후 5:21:17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정부가 근로자의 지위를 개선하는 정책을 도입하면서 노무비 부담을 둘러싼 건설사와 당국 간의 갈등이 심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내달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이어 적정임금제 도입을 위한 시범 사업장 입찰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건설사는 정부의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노무비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선 적정 공사비 확대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11일 오전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노동시간 단축 및 최저임금 현장안착을 위한 고용노동부 긴급 주요 기관장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근로자의 지위를 개선하는 정부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노무비 부담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건설사들이 노무비가 증가를 우려하는 정책은 주 52시간 근무제와 적정임금제다.
 
건설사들은 내달부터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될 시 연장수당과 추가로 필요한 인건비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주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른 건설정책과제'에 따르면 37개 현장을 대상으로 시뮬레이션 한 결과, 현장당 총 공사비가 평균 4.3% 증가한다고 추정했다. 특히 직접노무비와 간접노무비는 각각 평균 8.9%(최대 25.7%), 12.3%(최대 35.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수영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업계에선 상대적으로 공기가 짧은 철근콘크리트 공종에서 노무비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업종별 특성에 맞는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2년 공공공사 전면 도입을 목표로 한 적정임금제도 노무비 부담을 증가시키는 정책으로 거론된다. 적정임금제란 근로자의 임금을 발주자가 정한 금액 이상으로 의무 지급하는 제도로 올해 국토부가 10건의 시범사업을 집행하기로 했다. 시범사업을 시행하는 10곳 중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부천상동 주15BL 아파트, 행정중심복합도시 3-3M2BL 아파트 건설공사 등 4곳을 우선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사들은 적정임금제 역시 노무비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공공발주 공사비가 늘어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정부가 노무비를 별도 책정하는데 반해 발주 비용이 크게 달라지지 않으면 건설사는 다른 곳에서 공사비용을 줄여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된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현재 300인 이상 기업의 낙찰률은 70% 수준인데 노무비까지 늘어나면 적게 받고 많이 주는 구조가 될 것"이라면서 "적정공사비로 일정 부분을 정부가 보존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건설사들의 무조건적인 적정공사비 증가 요구는 과도하다고 반박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적정임금제로 늘어나는 만큼은 공공발주 공사비에 반영해 줄 것"이라며 "근로시간 단축 영향까지 반영해서 공공 공사비를 늘리라는 것은 건설사들의 무리한 요구"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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