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대 금리인상…"건설사 해외수주·주택사업 악재"


중동 및 중남미 발주 수요 감소 예상…금융조달 비용도 상승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8-06-14 오후 3:39:44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미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건설업계의 시름을 키운다. 금리 인상에 따라 중동 발주처에서 외화 보유 경향이 높아지고, 개발 수요가 많은 신흥국은 자본 이탈을 우려해 발주량이 축소될 가능성이 커졌다. 거기다 금융 조달 비용이 상승하고 대출 심사가 까다로워지면서 국내 주택사업에도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이번 금리 인상으로 한미 양국 간 금리 차이가 확대되며 해외 수주 및 주택 사업에 암운이 드리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올해 금리를 4차례 올릴 것이란 전망을 제기하면서 건설업황에 지속적인 부담이 될 전망이다.
 
 
가장 큰 타격을 받는 부문은 해외수주다. 금리가 인상될 경우 중동 발주처는 외화를 보유하려는 경향이 강해져 발주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최근 미국이 이란 핵협정을 탈퇴하면서 국내 건설사들이 이란에서 수주하기로 한 계약들이 파기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런 악재가 중동에서 겹치며 올해 국내 건설사가 중동 지역에서 수주한 금액은 64억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27% 줄었다. 일각에선 올해 중동 수주액이 100억달러에 못 미칠 것이란 우려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중동지역 연간 수주액은 2010년 472억달러였다가 2015년부터 급격히 하락해 지난해까지 100억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신흥시장도 금리인상 직격탄을 맞아 개발 수요가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등의 중남미 신흥국에선 '6월 위기설'이 현실화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면서 해외 수주의 다변화를 추진하던 건설사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신흥시장은 3월부터 시작된 미국의 금리 인상을 계기로, 자본유출로 인한 재정적자 등이 문제가 떠올랐다. 최근 아르헨티나가 자본유출로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해 3년간 500억달러를 지원받기로 한 게 대표적이다. 정종현 해외건설협회 정책본부 정책지원센터 차장은 "금리인상으로 신흥시장에서 선진국으로 자금이 회귀하는 리버스 캐리트레이드 규모가 증가할 수 있다"며 "미국 금리가 상승해 자금 손실 위험이 높아지면 신흥국에 투자된 자금이 일제히 청산돼 부도가 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네 차례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경우 신흥시장 개발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리인상으로 주택사업 추진에도 난항이 점쳐진다. 미국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공사에 소요되는 조달 금융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건설사는 주택 시공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중도금 대출 등을 실시한다. 그런데 금리가 올라가면 은행은 리스크가 높아질 것을 우려해 대출을 거절하고, 주택 보증기관은 보증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김민형 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앞서 실질금리가 올라가면서 금융기관이 리스크 관리가 엄격해지고 있다"며 "부채가 많은 기업은 자금 부담이 커지는데다 건설업은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게 평가되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불리하다"고 설명했다.
 
이미 금융기관들은 주택사업 침체를 우려해 건설사 대출 심사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올해부터 한국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중도금 보증비율을 90%에서 80%로 줄였다. 주택보증비율이 줄어든 만큼 은행은 나머지 20%의 리스크를 떠안아야 한다. 때문에 은행은 금리 인상 등의 영향이 더해지면서 앞으로 더 깐깐하게 대출 심사에 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건설사들이 금리 인상에 대비하려면 신용관리에 신경을 써야 하고 리스크가 많은 수주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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