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리피오돌 사태 막자" 머리 맞댄 민간·국회


필수의약품 공급 이슈 지속 발생…"정부 컨트롤타워 구축 시급"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8-07-03 오후 6:01:23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간암 환자 필수의약품 '리피오돌'이 약가 협상 여파로 공급부족 상태에 빠진 가운데 제2의 리피오돌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민간·국회가 머리를 맞댔다. 
 
3일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의원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리피오돌 사태를 통해서 본 필수의약품 생산·공급 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리피오돌을 비롯한 필수의약품의 공급 차질이 거듭 발생해온 만큼 정부차원의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리피오돌은 다국적 제약사 게브레가 개발한 조영제로 국내 간암 환자 색전술(동맥에 가는 관을 삽입해간암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간 동맥을 찾아 항암제를 투여, 혈류를 차단해 암조직을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치료법)에 사용된다. 색전술은 간암 환자 대부분이 선택하는 치료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제조사인 게르베가 지난 3월 공급 중단을 볼모로 내세우며 기존 5만2560원의 약 5배 수준인 26만2800원으로 가격 인상을 요구, 일부 간암 수술이 지연되는 등 환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다. 주요 대형종합병원 등의 재고에도 비상이 걸렸다.
 
국내 간암 환자의 90%가 선택하는 리피오돌은 마땅한 대체의약품이 없는 필수치료제로 꼽힌다. 게르베가 원료 수급의 어려움을 이유로 가격 인상 요구를 고수하고 있는 만큼 공급 차질 해결을 위해선 약가 인상을 들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날 주제 발표를 맡은 강아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정책부장은 가격 인상 요구를 들어주는 것이 공급불안정을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 방법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당장의 공급 이슈 불식을 위해 약가 인상을 수용하기보다는 근본적인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강 부장은 "리피오돌 약가가 전 세계 최고 수준인 미국에서도 지난 2013년 이후 매년 공급불안정 이슈가 불거져 나오고 있는 만큼 독점 공급자의 약가 인상 요구를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공급불안정 문제를 해결할지는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며 "게르베가 2년 전부터 약가 인상을 요구해왔는데 공급중단으로 협상하기 전 정부가 대응하지 못한 것은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리피오돌이 공급중단을 볼모로 약가 인상을 요구한다'로 정리되지만 그 안엔 다양한 지점이 존재한다"며 "각 지점에서의 해결방안을 정부가 선제적으로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강 부장의 발언은 필수의약품 약가 협상에 따른 환자 피해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01년 노바티스의 만성골수성백혈병치료제 '글리벡'을 비롯해 그동안 독점적 지위를 지닌 제약사의 약가 인상 요구는 빈번하게 발생해왔기 때문이다.
 
필수의약품의 안정적 공급체계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권혜영 목원대 생명보건학부 교수 역시 같은 맥락에서 공공제약 컨트롤타워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의약품 공급자 책무 미부여나 전문가 활용 및 선제적 전략수립 부재 상태를 타개하고 안정적 공급을 도모하려면 국가 개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권 교수는 "프랑스는 제약사가 의약품 공급을 중단할 경우 행정·경제적 제재가 가능하도록 법적 장치를 마련했고, 미국 역시 대체약제의 공급가능 제조사를 사전 파악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국내 역시 필수의약품을 대상으로 한 선제적 개입을 담당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현철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 정책과 사무관은 "단기적으로 해외 도매상들을 통해 도입할 수 있는 긴급도입 방식을 준비하는 등 (리피오돌) 공급 부족 최악의 사태에 대비해둔 상태며, 중장기적으론 복제약 제조사들이 시장에 진입한다면 신속 허가 등의 행정적 지원을 할 것"이라며 "컨트롤타워 부분은 아직 미진하긴 하지만 관련 기준을 마련해 차세대 의약품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현장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진행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3일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의원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리피오돌 사태를 통해서 본 필수의약품 생산·공급 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정기종 기자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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