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편의점 CU에 첫 출근한 AI ‘누구’


SK텔레콤, 첫 B2B 서비스로 편의점 도우미 선보여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8-07-04 오후 4:05:51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아리아, 씨유(CU) 물류차량 위치 알려줘.” 매대에서 재고 정리 중이던 편의점 점원이 계산대를 향해 말한다. 그러자 계산대 위에 놓인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NUGU)’가 “네, 현재 차량은 3개 점포 전에 있으며, 도착 예정시간은 11시30분입니다”라고 답한다.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선릉역 인근에 위치한 CU역삼점.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가 편의점 도우미로 나섰다. 지금까지 가정집이나 차 안에서 주로 사용되던 누구가 집 밖으로 나와 편의점과 같은 현장에서 사용되기는 이번이 처음. CU역삼점에서 오전 근무를 하는 정승환(가명·27)씨는 “물류차량이 올 시간이 지나면 배송센터로 직접 전화를 걸어 확인해야 했다”며 “누구를 통해 간단히 차량 위치와 도착시간까지 알 수 있어 편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정씨는 재고 정리를 하기 위해 하루에도 3번 이상 편의점에 오는 냉장·냉동·주류 차량들을 일일이 확인해야 했지만, 이제 수고를 덜 수 있게 됐다.
 
누구는 이날부터 CU 전국 100여개 매장에 도우미로 배치됐다. 계산대 옆에 설치돼 점원들이 묻는 매장 운영과 관련한 약 200가지 질문에 대답할 수 있다. 지금까지 매장 근무자는 궁금한 사항이 생기면 본사에 문의하거나 컴퓨터에서 직접 찾아야 했다. 하지만 이제 누구에게 묻고 누가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찾은 최적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누구가 제공하는 정보는 물류차량 위치 확인부터 판매관리시스템(POS) 조작 매뉴얼, 편의점 기기나 내부시설 A/S 전화번호까지 다양하다. 본사가 보내는 공지사항이나 긴급 메시지 안내도 가능하다.
 
BGF리테일(CU편의점 운영) 관계자는 “24시간 편의점은 밤낮으로 근무자가 교대되고, 수시로 다양한 프로모션과 이벤트가 진행된다”며 “누구를 통해 신입 근무자도 매장 운영 매뉴얼이나 노하우 등을 쉽게 익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통업계에서도 ‘무인 편의점’ 등 첨단 ICT 기술이 적극 도입되는 상황에서, 누구 도입이 매장의 운영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CU편의점 직원이 매장에 설치된 SK텔레콤의 AI 서비스 ‘누구’에 저온 배송 차량의 현재 위치를 묻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이번 CU편의점의 AI 서비스는 SK텔레콤이 개발 중인 오픈플랫폼 베타 버전의 1호 서비스다. SK텔레콤의 첫 B2B(기업 간 거래) 서비스인 셈이다. 특히 SK텔레콤이 준비 중인 오픈플랫폼은 복잡한 개발언어가 아니라 GUI(그래픽유저인터페이스) 기반으로 이뤄져 비개발자들도 쉽게 서비스 개선에 참여할 수 있다. 이번에 CU편의점에 도입된 AI 플랫폼도 향후 CU측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이 같은 시스템은 해외에서 이미 아마존이 오픈플랫폼의 핵심이 되는 ‘ASK(Alexa skills kit)’을 만들었고, 구글도 ‘다이얼로그 플로우(DialogFlow)’를 공개해 운용 중이다.
 
SK텔레콤은 향후 B2B 영역에서 AI 서비스가 대폭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9월에는 ‘누구’가 비스타 워커힐 서울호텔 객실에 적용돼 AI를 통한 호텔 고객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호텔 객실에서 조명·커튼·온도 등을 음성으로 제어하고, 고객이 입실할 때 웰컴 음악으로 손님을 반기는 식이다. SK텔레콤은 추가 테스트를 거쳐 올 하반기 중으로 개발용 오픈플랫폼도 공개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번 AI 서비스의 편의점 적용이 사업영역을 B2B로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전문 개발자가 아니어도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GUI 기반의 오픈플랫폼도 빠른 기일내 공개해 AI 대중화를 주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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