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은산분리 완화 '군불'…금융당국도 후방 지원사격


민병두·정재호 의원 11일 토론회…"인터넷은행 발전 종합 진단"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8-07-09 오후 2:38:23

[뉴스토마토 정초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의 핵심 규제인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제한) 완화 논의에 군불을 지피고 나섰다. 일부 의원들의 반대로 지난 정부에서는 은산분리 완화가 무산됐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재논의해보자는 자리가 마련되면서 기류 변화의 조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간 은산분리 완화에 힘써왔던 금융위원회도 "관련 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돕겠다"며 후방 지원에 나선 상태다.
 
9일 국회 및 금융당국에 따르면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두·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는 11일 출범 2년차를 보내는 인터넷은행의 성과를 평가하고, 향후 규제 혁신 방안을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토론회에는 학계와 업계, 당국 관계자들이 두루 참석한다. 업계에서는 심성훈 케이뱅크 대표와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참석하며,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의 최훈 금융서비스국장도 자리한다. 이 밖에 조대형 국회 입법조사처 금융공정거래팀 입법조사관,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 맹수석 충남대학교 교수이 패널로 참여한다.
 
정재호 의원실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의 사업 혁신을 막는 규제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자리"라며 "그동안 금융당국이 국회에 은산분리 완화를 위한 입법을 요청해왔고 정부에서도 필요성이 논의되고 있는 사안이라 이야기를 들어보자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은행의 경영안정성을 확보하려면 '제도적 기반'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토론회 기조발제 주요 과제로 제시되는 만큼, 인터넷은행 특례법 등을 통해 은산분리 원칙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지분 규제를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회에는 인터넷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하기 위한 법안 5개가 계류 중이다. 강석진(자유한국)·김용태 의원(자유한국)의 은행법 개정안 2건과 정재호(민주)·김관영(바른미래)·유의동(바른미래) 의원이 발의한 인터넷은행 특례법 3건 등이다. 이들 법안은 산업자본의 인터넷은행 지분을 34~50%까지 확보할 수 있도록 한 게 골자다.
 
이들 인터넷은행 법안 심사는 지난해 초 국회에서 논의됐었지만 일부 의원들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그러다 최근 들어 논의에 다시 불이 붙은 것은 문재인 대통령 주재의 '규제혁신 점검회의'가 한몫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위는 지난달 27일 열릴 예정이었던 이 회의에서 인터넷은행 등 디지털금융 활성화를 위한 은산분리 완화 방안을 보고할 계획이었다.
 
이에 따라 당·정·청이 은산분리 완화에 어느정도 공감대를 형성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규제혁신 점검회의에 앞서 정무위 소속 여당 의원들이 인터넷은행 규제에 대한 입장을 논의하기 위해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후 회의 핵심 안건으로 은산분리 완화건이 선정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다만 정부부처의 준비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회의 당일 일정이 연기됐으며, 이달 중 일정이 다시 잡히면 토론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인터넷은행 활성화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해 속을 태웠던 금융당국도 기대감을 갖고 있다. 은산분리 완화에 대한 기류 변화 조짐이 보이는 만큼 국회 설득에 적극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은산분리 완화가) 예전에는 논의 자체가 진행되지 못했는데, 이번 토론회 등을 계기로 국회에서 건설적으로 논의가 시작된다면 입법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인터넷은행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일부 여당 의원은 여전히 '은행의 사금고화'를 우려해 은산분리 완화에 유보적인 데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최근 참여연대는 금융위에 보내는 '인터넷은행을 위한 은산분리 완화 움직임과 관련한 공개 질의서'를 통해 "은산분리 규제 완화는 금융규제의 근간을 허무는 중요한 문제"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두·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는 11일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토론회를 공동 주최한다. 사진은 경기 성남 판교H스퀘어 S동에 위치한 한국카카오 은행 본사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는 모습. 사진/뉴시스
 
정초원 기자 chowon61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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