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슬으슬 여름감기, 지속된다면…뇌수막염 주의보


여름철 고열·두통 지속 시 뇌수막염 의심…영유아 경우 발견 즉시 병원으로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8-07-1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직장인 A씨는 최근 일주일 넘게 온몸이 쑤시고 열이 나는 증세에 시달렸다. 에어컨 바람에 의한 여름철 몸살감기라 생각하고 가까운 동네병원에서 감기약을 처방받아 복용했지만 증세는 호전되지 않았다. 결국 고열과 두통이 심해져 급하게 찾은 응급실에서 '뇌수막염'이라는 뜻밖의 진단을 받았다.
 
여름철 무더운 날씨에도 으슬으슬 춥고 열이 나는 증상이 있다면, 흔히 여름 감기나 냉방병 등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뇌수막염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뇌수막염이란 뇌와 척수를 둘러싸고 있는 뇌막(수막)에 염증이 발생하는 다양한 질환을 의미한다. 뇌수막염은 발병 원인에 따라 크게 바이러스성 뇌수막염, 세균성 뇌수막염으로 나뉜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발병 초기증상이 열감기와 비슷해 단순한 여름감기로 오인하기 쉽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에 걸리면 고열과 심한 두통이 주요 증상이지만, 구토, 설사 등이 동반될 수 있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세균이 아닌 바이러스에 의해 전염된다고 해서 '무균성 수막염'으로도 불리며 소아에게 많이 나타난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의 주된 원인은 장바이러스로 엔테로바이러스가 전체 원인의 85~95%를 차지한다. 엔테로바이러스 71형에 의한 뇌수막염은 수족구병을 동반하며, 에코바이러스에 의한 뇌수막염은 비특이적 발진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엔테로바이러스는 주로 늦봄에서 초가을(5~9월) 사이에 유행하며 이는 뇌수막염이 급증해 최절정에 이르는 6월말~7월초와 겹친다. 다행히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증상도 경미한 편이고 대부분은 후유증 없이 7~10일이면 자연적으로 증세가 호전되지만, 신생아나 면역저하자는 사망까지 이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세균성 뇌수막염은 과거에는 소아에게 더 흔했지만 백신 도입 이후 성인에게 더 많이 나타난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보다 드물게 발생하지만 치사율이 최대 30%에 달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세균성 수막염은 폐렴구균,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균, 수막구균 등에 의해 발생한다. 초기 증상은 바이러스성 수막염과 유사하지만, 경부경직과 급속히 진행되는 의식혼미 등 신경학적 변화가 특징이다. 또 사지절단, 뇌손상, 청력상실 등 심각한 신경학적 후유증을 남기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어 발병 초기에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뇌수막염은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세균성 뇌수막염 중 폐렴구균과 수막구균에 의한 뇌수막염은 백신 접종을 통해 예방이 가능하지만 바이러스성 수막염은 별도의 예방접종이 없어 개인위생에 각별히 신경써야한다. 엔테로바이러스는 위장관을 통해 장기간 배출되며, 주로 분변에서 경구를 통해 감염을 일으킨다. 때문에 손 씻기가 매우 중요하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이 유행하는 6~7월에는 외출 후 손발을 깨끗이 씻는 등 위생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하며 발열, 설사, 발진 등이 있는 환자와의 접촉을 피해야 한다. 음식은 익혀 먹고, 물은 끓여 마시는 것이 안전하다.
 
송준영 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더운 여름철에 두통과 고열이 지속된다면 뇌수막염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의사표현이 서툰 영유아가 열이 38도 이상 지속될 때에는 즉시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고, 소아와 접촉이 잦은 성인 또한 고열과 두통이 지속되는 경우엔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여름철 무더운 날씨에도 으슬으슬 춥고 열이 나는 증상이 있다면, 흔히 여름 감기나 냉방병 등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뇌수막염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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