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소비자보호 위해 금융사들과 전쟁"


금융감독혁신과제 발표…"불완전판매·금융사고 막으려면 감독강화 불가피"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8-07-09 오후 1:34:15

[뉴스토마토 정초원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소비자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금융회사들과의 전쟁'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최근까지도 끊이지 않는 금융회사의 불완전판매 행태를 바로잡고, 증권사 배당사고와 같은 각종 금융사고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감독 강화가 불가피하다는 의미에서다.
 
윤 원장은 9일 여의도 본원에서 '금융감독 혁신과제'를 발표하고 "최근에 불완전판매가 금융권에서 상당히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며 "감독당국이 사전적인 소비자보호 장치의 틀을 만들고, 금융회사들과 전쟁을 해나가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 금융권에 증권사 배당 문제 등 여러 사건사고가 있었고, IT 분야가 발전하면서 P2P대출 등 새로운 분야들이 생겨나고 있다"며 "그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것은 소비자들인 만큼, 소비자보호를 제대로 챙길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기 위해 감독을 강화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우선 금감원은 최근 은행권에서 발생한 대출금리 조작 사태의 후속조치 차원에서 올 하반기 모든 은행을 대상으로 금리운영체계를 점검하기로 했다. 윤 원장은 "금리 오류가 1만건이 넘는 경우는 단순 일탈로 보기에 문제가 있다"며 "거론되지 않은 다른 은행들도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은행권과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대출금리 모범규준' 개정 작업도 진행 중이다.
 
다만 이미 적발된 은행의 경우 제재가 단행되는 것은 불투명해 보인다. 현행 제도상으로는 각행별 내규에 불과한 은행들의 대출금리 산정방식을 감독기관이 문제삼아 처벌하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윤 원장은 "현 시점에서는 제재하는 것이 어려울지 모르지만, TF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있을 수도 있고 국회에서도 움직임이 있으니 앞으로 적절한 방안을 찾겠다"고 설명했다.
 
중·저신용자가 주로 이용하는 2금융권을 대상으로도 대출금리 부당부과 여부를 점검할 계획이다. 저축은행이나 여신전문금융사를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실시한 뒤, 대출 원가를 비롯한 영업실태를 공개하는 방향으로 금리체계모범규준을 개정하기로 했다. 또 금융회사의 각종 수수료나 보수 체계를 점검해 가격을 낮추고, 소비자 선택권을 강화한다.
 
또한 윤 원장은 키코 등 과거에 발생했던 소비자 피해나 암보험, 즉시연금 등 사회적 관심이 높은 분쟁 현안을 소비자 입장에서 최대한 공정하게 처리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금감원은 키코 피해기업 공동대책위원회를 통한 분쟁조정 신청 처리를 위해 분쟁조정국·검사국 합동 전담반을 운영 중이다. 공정한 분쟁 처리를 위해 피해기업 상담과 사실관계 파악을 제로베이스에서 진행하고, 필요에 따라 현장검사도 실시하기로 했다.
 
아울러 취약계층과 자영업자를 위한 금융지원도 강화한다. 하반기 중에는 저소득자·저신용자의 소득수준과 신용등급, 업종별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해 맞춤형 지원방안을 마련한다. 취약차주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취약계층 신용대출 원금 감면대상을 기존 '특수채권'에서 '일반채권'으로 확대하고, 실업이나 질병으로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차주는 은행에 '채무조정 요청권'을 부여하도록 대출약관 조항을 신설한다.
 
금리 상승, 집값 하락에 따른 취약차주 리스크 확대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가계부채 위기관리 매뉴얼'을 마련한다.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인해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는 '부동산 익스포져'도 집중 관리할 방침이다. 무엇보다도 부동산 투자로 인한 거품경제 형성을 억제하기 위해 금융회사 충당금 적립률 등의 건전성 규제를 정비하기로 했다.
 
영세 카드가맹점을 위해 카드가맹점 대금 지급주기를 1영업일 줄이고 가맹점 수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앱 투 앱(App to App)' 등 신종결제 수단을 개발하기로 했다. 은행권 점포망 축소에도 소비자 금융거래가 어렵지 않도록 '은행 지점 폐쇄절차 등에 대한 모범규준'을 제정할 계획이다. 또 위험 투자상품 권유 등 불건전 영업행태에 대한 상시감시를 강화하고, 금융권 전체에서 판매되고 있는 특정금전신탁, ELS 등 금융투자상품을 소비자보호 측면에서 재점검하기로 했다.
 
윤 원장은 "우리 금융산업이 경제의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지원, 공정경제 구현 등을 통해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신뢰받는 서비스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국민 눈높이 금융감독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금융감독 혁신과제를 마련해 역점 추진하겠다"고 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9일 여의도 본원에서 '금융감독혁신 과제'를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정초원 기자 chowon61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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