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어린이집 개설 외면…정부정책 역행하는 증권사들


NH투자증권 이외 전무…은행에 비해 설치 소극적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8-07-10 오후 4:47:55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법률로 규정된 직장어린이집 설치에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유아보호법 제14조는 상시근로자 500명 이상, 상시 여성근로자 300명 이상 고용 사업장이 직장어린이집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당 사업장은 직장어린이집을 단독 또는 다른 회사와 공동으로 설치·운영해야 한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0일 현재 직장어린이집을 개설한 증권사는 NH투자증권 단 한 곳에 불과하다. 근로자 500명이 넘는 대다수의 중대형 증권사들이 직장어린이집을 개설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여의도로 출근하는 증권사 직원들은 한국거래소나 금융투자협회에 설치된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고 있다. 하지만 공동으로 운영되는 직장어린이집은 턱없이 자리가 부족한 실정이다. 한국거래소 어린이집 수용인원은 200명 수준이며, 금투협 어린이집은 102명에 불과하다. 현재 거래소 어린이집은 3개의 유관기관과 증권사 7곳이 이용하고 있고, 금투협 어린이집은 협회를 포함해 34개의 증권사가 이용 중이다.
 
이는 정부의 정책과 역행하는 흐름이다. 정부는 저출산 문제를 국정과제로 내세워 어린이집 확대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직장어린이집 설치 의무이행률을 90% 이상으로 높이는 것을 계획으로 잡고 있다.
 
이에 대해 증권사들은 까다로운 설치요건이 문제라고 해명한다. A 증권사 관계자는 “직장어린이집은 1층이나 2층 설치를 의무로 하는데 여의도의 공간적인 문제로 어려움이 많다"고 전했다.
 
반면 어린이집 이용 부모들은 이같은 해명을 수긍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이용자는 “경영진들이 어린이집 설치 비용에 부담을 느끼고, 자칫 사고가 날 경우도 우려해 설치를 꺼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공동 어린이집에 대한 추가 운용비용이 발생할 경우, 개인이 부담한 경우도 있었다는 주장도 있다. 현재 거래소와 금투협의 공동 어린이집은 정부로부터 자금을 지원 받아 운영되고 있으나, 추가적 비용이 발생할 경우 각 회사들이 지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회사의 복지 비용이 특정 개인을 위해 사용되면 안된다는 이유로 공동 어린이집의 추가적 운영비용을 개인이 부담하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은행업권에서는 본사뿐 아니라 지점에서도 직장어린이집 설치가 이뤄지고 있다. 은행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서울 4개의 권역에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했으며, 국민은행 2곳, KEB하나은행 14곳, 우리은행 4곳, 기업은행 12곳, 농협은행 2곳 등이 운영되고 있다.
 
B 증권사 관계자는 “아직 증권업계에 직장어린이집에 대한 인식이 미흡하다"며 "직원 복지 차원에서 어린이집 개설은 의미가 크다"고 지적했다. 
 
증권사들의 직장어린이집 운영이 부족해 종사자들의 불만이 나타나고 있다. 사측은 까다로운 설치요건을 이유 삼고 있지만 종사자들은 비용과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진은 NH투자증권 직장어린이집 모습. 사진/NH투자증권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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