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무인시스템'에 노사 갈등 격화


공사 "무인시스템 아냐" vs 노조 "안전 위험"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8-07-11 오후 5:09:32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교통공사가 전동차와 지하철 역사에서 사람을 덜 쓰는 시스템을 추진하면서 노조와 갈등을 빚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은 11일 오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조합원 총회를 열어 김태호 사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노조는 "무인운전과 무인역사는 단순 신기술이 아니라 공사 직원과 조합원에게 심대한 노동 조건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노조와 협의없이 일방으로 진행하는 무인시스템 추진은 서울시의 노동존중 정책을 파괴하는 행위"이라고 주장했다.
 
공사는 8호선에서 기관사가 운전하지 않고도 전동차가 움직이는 전자동운전(DTO) 시운전에 들어갔으며, 지능형 CCTV로 역을 관리하는 '스마트 스테이션'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노조는 공사 정책에 반발해 지난 6월11일부터 서울광장에서 천막 농성에 들어간 상태다.
 
이에 이날 오후 공사는 서울시청에서 기자 브리핑을 열어 노조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공사 관계자는 “노조 측이 주장하는 무인운전·무인역사 관련 내용은 사실관계를 왜곡한 것”이라며 “무인운전·무인역사가 아니라 역사 안의 안전시설을 보강하는 역사 운영환경 개선사업”이라고 말했다.
 
DTO는 기관사가 운전하지 않더라도 전동차 살피러 탑승하기 때문에, 스마트 스테이션은 역무실이 분산된 운용 설비를 집중 관리하도록 하기 때문에 '무인'이라는 표현은 전혀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DTO는 노사의 기협의 사항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어 "노조는 농성을 통해 겉으로는 무인역사, 무인운전 반대, 안전인력 확보를 요구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장기근속자 3810명 승진 등을 요구하고 있다"며 "서울광장 점거농성 및 전동차와 역사 내 노조 홍보물 불법 부착이 계속되면 법과 원칙에 따라 강력 대처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노조는 공사의 반박 브리핑이 사실과 다르다고 재반박했다. 임현석 역무본부장은 "단순 안전 정책이면 저희와 협의해야 하는데 통보조차 없었다"며 "사측 간부들과의 사석이나 술자리에서 무인시스템을 물어봐도 '윗선 지시라 시늉만 하는 것 뿐이지 실행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말만 들었다"고 반복했다.
 
이어 "무인전동차에 기관사가 타더라도 운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돌발 상황에 대한 대응력은 현저히 떨어진다"며 "스마트 스테이션 역시 위험 상황 감지에 초점이 많이 맞춰져있지 대응은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승객이 응급 상황에 처하면 기존 인력은 응급조치를 해줄 수 있지만 스마트 스테이션은 119만 자동으로 부르고 만다는 얘기다.
 
임 본부장은 또 "사측은 겉보기에 우리의 승진 정책 요구를 걸고 넘어지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무인시스템과 같이 진행하는 구조조정이 중요하다"며 "사측은 '구조조정에 동의하면 내일이라도 장기근속자 승진을 해줄 수 있다'고 계속 제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11일 오전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서울광장에서 조합원 총회를 열고 김태호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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