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준의 베트남 전문가 되기)삼성의 나라, 베트남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8-07-13 오전 11:11:47

미리 말하면 저는 삼성 전문가가 아닙니다.
우리 기자 중에 저보다 삼성에 대해 잘 말할 기자가 많겠죠.
직접 보고 들은 것 위주로 말하겠습니다.
 
올해는 삼성이 베트남에 진출한지 10년되는 해입니다.
딱 10년 전 삼성의 상황은 그리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애플과 노키아를 추격해야 하는 상황에 당시는 모토로라도 건재하던 시절이였습니다.
고가의 휴대전화만 생산해서는 이들을 공략하는데 가격경쟁력의 한계를 보였습니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처럼 스마트폰 전쟁이 벌어지던 상황에서 삼성은 베트남의 싼 임금에 주목했습니다.
초기에는 기술숙련이 되지 않아 조립 수준에 그쳤지만, 손기술이 좋은 베트남 사람들은 금세 수준이 올라왔습니다.
생산량은 눈부시게 늘어났고, 공항, 항만 등으로 안정적인 루트가 확보되면서 2공장까지 지었습니다.
삼성은 전 세계 곳곳에 공장이 있지만, 한 나라에 공장이 2곳 있는 곳은 중국, 브라질, 그리고 베트남 정도입니다.
덕분에 삼성은 세계에서 가장 휴대전화를 많이 파는 회사가 됐습니다.
삼성 측도 베트남 공장의 기여 덕분에 세계 전 지역으로 스마트폰 수출이 가능했다고 설명할 정도죠.
 
물론, 지금 베트남이 매년 6%대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수출액이 급증한 데에는 삼성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습니다.
10년 전 베트남에서도 가장 못 사는 지역 중 하나였던 박닌성은 삼성전자가 들어선 이후 인근 다른 외국계 공장들까지 설립돼 이제 베트남에서 손꼽는 부자도시로 제6의 중앙직할시 승격을 앞두고 있습니다.
베트남에는 박닌성과 타이응웬 2곳에 공장이 있으며, 일하는 근로자만 11만명에 달합니다.
출퇴근용 버스만 860대에 달하고, 출퇴근시간에는 수백~수천대의 오토바이가 거리를 메웁니다.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기숙사가 있는데도 말입니다. 기숙사 식당에서는 하루에만 쌀 20톤을 먹을 정도랍니다.
 
근로인원이 어마어마한 만큼 대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입사시험은 베트남 언론의 단골 뉴스거리라네요.
삼성 대졸 신입사원은 우리나라에서 그러하듯 베트남 대학생들의 로망입니다.
우리나라 사트와 비슷한 방식으로 한 번에 1만4000명이 동시에 응시할 정도입니다.
현재 한국 주재원은 129명에 불과하며 나머지 관리직은 베트남 대졸사원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고졸 신입사원은 별도의 시험은 없고 채용담당자들이 베트남 전역을 다니며 연중 수시로 1주일에 2000명 가량 채용합니다.
초봉은 568만동 가량으로 성과급과 보너스 등은 제외한 금액입니다.
그래도 자연퇴사율이 꽤 됩니다. 타지생활보다 고향생활을 훨씬 선호하는 베트남 문화 특성상 많은 직원들이 향수병, 결혼 등을 이유로 퇴사하고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베트남 경제는 삼성에 상당부분 의지하고 있다는 말이 틀리지 않을 정도입니다.
외국자본에 배타적인 성격이 강한 베트남은 그럼에도 삼성에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애플이 잠식하던 베트남 내수시장에서도 삼성이 이제 넘버원입니다.
 
동시에 베트남 정부와 국회는 삼성을 견제하고 있습니다.
수출 중 삼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1/5를 넘는 상황에서 노트7 실패로 수출량이 급감하자 베트남 경제가 휘청했습니다.
정부와 국회 입장에서는 만약이라는 단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죠.
더군다나 베트남의 임금은 꽤나 가파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최저임금 상승은 우리만의 일은 아닙니다.
 
삼성 측은 당분간은 임금 상승을 감당하는데 문제없다고 합니다.
영원한 적도 없듯이, 영원한 친구도 없다는 말이 떠오르는 방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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