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통 AI스피커 반납하니 위약금 내라"…통신 결합상품 불만↑


소비자 단체 통신서비스 정책 토론회…방통위 "편한 해지 방안 마련할 것"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8-10-05 오후 2:57:50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케이블TV 방송을 이용하던 70대 김모씨는 업체 직원으로부터 더 이상 케이블TV 방송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직원이 집 전화·인터넷(IP)TV·인터넷 결합 상품을 이용하지 않으면 더 이상 TV를 볼 수 없다고 하자, 김씨는 어쩔 수 없이 결합 상품에 가입했다. 하지만 평소 보던 채널이 나오지 않고 기존보다 요금이 많이 나와 해지를 요구했지만 수십만원의 위약금을 내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다. 
 
#30대 이모씨는 이동통신사 상담원으로부터 사물인터넷(IoT) 서비스에 가입하면 인공지능(AI) 스피커를 무료로 준다는 권유를 받고 IoT 서비스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AI 스피커의 통신이 원활화지 못해 계약 해지를 요구했지만 이통사는 위약금 13만원을 내라고 요구했다.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소비자가 바라 본 통신서비스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박현준 기자
 
이동통신·방송 서비스를 해지하는 과정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소속 10개 단체가 5일 공개한 1372 소비자상담센터 통신 불만 사항 조사 결과에 따르면 통신 및 방송 단일서비스 해지단계 관련 상담 5723건 중 계약해지 관련이 31.2%, 위약금 관련이 26.4%를 차지했다. 
 
통신과 방송 서비스에 함께 가입하는 결합상품의 해지단계 관련 상담 사례 중 위약금이 47.5%, 계약 해지 관련이 34.7%를 기록했다. 조사 대상은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담 사례 중 통신·방송 관련 총 1만7185건이다. 이혜영 소비자공익네트워크 본부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소비자가 바라 본 통신서비스' 토론회에서 "단일 서비스와 결합상품은 해지단계에서 소비자 불만이 많이 나왔다"며 "기업의 계약해지 방어 수단으로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말했다. AI스피커와 각종 IoT 기기까지 결합판매하는 경우가 늘면서 이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AI스피커와 태블릿PC 등 다양한 기기의 결합상품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아 중도해지 시 위약금을 인지하지 못해 피해가 발생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피해 사례에 대해 이통사와 대리점의 책임 영역을 명확히 구분하고 해지방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정경오 법무법인 한중 변호사는 "무선 상품은 이통사를 옮기면 전 이통사는 자동으로 해지되는데 유선 상품도 유사한 해지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계약과 해지과정에서 이통사와 대리점·판매점 등 유통망의 책임 영역을 보다 명확히 구분해 소비자가 모든 책임을 떠안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라며 "결합상품 계약과 약정기간 내 발생하는 위약금에 대한 교육 및 홍보의 기회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통사들이 회원사로 있는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의 류용 팀장은 "결합상품의 약정기간과 해지시 발생하는 위약금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안내하고 고지를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용자 편익이 증진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통사와 해결 방안을 찾고 있다는 입장이다. 고낙준 방송통신위원회 통신시장조사과장은 "유선 및 결합상품을 휴대폰처럼 통신사를 옮기면 자동으로 해지되는 방안을 적용하기 위해 통신사들과 논의 중"이라며 "소비자들이 편하게 해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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