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콘텐츠 개방 '활활'…물밑 유치전 대신 오픈 플랫폼


U+골프·단독중계 MLB 포스트시즌 이통3사 고객 모두 시청 가능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8-10-07 오후 3:03:38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이동통신 3사가 자사 고객에게 더 큰 혜택을 줬던 킬러 콘텐츠의 빗장을 풀고 있다. 가입자 유치를 위해 한 이통사가 과도한 마케팅비를 시장에 풀면 다른 이통사가 가입자 방어를 위해 따라가는 이른바 보조금 경쟁을 벌였지만, 콘텐츠 확대로 소비자 이목 끌기에 나서고 있다. 이는 핵심 서비스 개방으로 이용자 기반을 확대해 플랫폼 사업자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적 차원으로 분석된다. 
 
LG유플러스는 지난 5월 한 달 동안 업계 최초로 선보인 증강현실(AR) 기반 입체 중계 플랫폼인 U+프로야구를 타사 가입자에게 한시적으로 개방했다. 지난 4월에는 골프중계 플랫폼 U+골프 서비스를 타사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고객에 개방했고, 이달에는 아이폰 고객에게도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U+골프는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의 경기를 계속 시청하는 인기선수 독점중계와 선수들의 스윙 자세를 고화질 슬로모션으로 보는 출전선수 스윙보기, 지난 홀 경기 장면을 돌려보는 지난 홀 다시보기, 지난 대회 영상을 볼 수 있는 지난 경기 다시보기 등 기능을 제공한다. U+골프는 언제까지 개방할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SK텔레콤 종속회사인 SK브로드밴드는 이달 5일부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옥수수(oksusu)에서 단독으로 생중계 중인 2018 메이저리그 야구(MLB) 포스트시즌을 통신사 관계없이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했다. 옥수수 앱과 PC에서 회원가입 없이 시청할 수 있다. 디비전시리즈부터 월드시리즈까지 전경기 생중계되며 실시간 방송이 끝난 뒤에는 하이라이트 및 명장면 클립 영상이 서비스된다. KT도 스팸 알림 앱인 후후를 개방해 경쟁 앱보다 많은 스팸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입자를 확보해나가고 있으며 음악스트리밍 서비스 지니뮤직을 개발부터 자·타사 고객 구분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U+야구에 이어 U+골프를 타사 통신 가입자에게 개방했다. 사진/뉴시스
 
이통사들이 콘텐츠 개방으로 경쟁 방향을 선회하면서 보조금 경쟁은 둔화하는 분위기다. 2014년 10월 이통사의 보조금 경쟁을 제한한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시행 이전 월평균 번호이동 건수는 105만건에 달했다. 하지만 단통법 이후 50만~60만건을 유지, 올해 들어 이통사의 보조금 경쟁이 더욱 위축되면서 40만건대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번호이동 건수 역시 43만8678건에 그쳤다. 이에따라 이통사 마케팅 비용도 감소추세다. 과거 보조금 경쟁으로 가입자를 유도하는 물밑 경쟁이 둔화하는 것이다. 2014년 상반기 4조6243억원에 달했던 이통 3사 마케팅비 합계는 지난해 상반기 3조9033억원으로 위축됐고, 올해 상반기는 이 규모가 더 줄어 3조7248억원으로 집계됐다.  
 
일각에서는 킬러 서비스 개방이 가입자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시선도 있지만 이용자 기반 확보로 인해 얻는 장점이 더 클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앞서 SK텔레콤은 2016년 7월 내비게이션 교통정보 업데이트 애플리케이션(앱)인 T맵을 개방, 일주일 만에 타사 가입자 43만명을 확보했고, 월 이용자 수가 1200만명에 이르는 국민 내비게이션으로 성장하기도 했다.  
 
이통사들은 콘텐츠 개방으로 이용자를 확보, 생태계 구축을 통해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플랫폼으로 자리 잡기 위해선 규모의 경제 창출이 무엇보다 중요한 까닭이다. 나아가 이용자가 확대될수록 빅데이터가 쌓이는 효과도 크다. 개방된 앱에서 발생한 방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빅데이터를 분석해 고차원적인 서비스 창출도 가능하다. 특히 내년에는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다. 하나의 플랫폼으로 간주되는 5G 시대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통사 주도의 수익 모델을 만드는 것도 본격화할 수 있다. 통신사 관계자는 "기존 수익원이던 무선사업의 성장이 한풀 꺾인 상황에서 콘텐츠 개방의 움직임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라며 "개방을 통해 얻은 데이터로 플랫폼 사업을 강화해 수익 다변화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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