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경영복귀' 호텔롯데 IPO 재시동…짙은 먹구름


증권가 "면세사업 불확실성 높아져…기업가치 낮아질 것"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8-10-1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호텔롯데의 상장을 재추진할 전망이다. 다만 호텔롯데의 주력 사업인 면세점 사업이 최근 중국 사드(THAAD)로 성장성이 둔화됐고, 여기에 중국 정부의 따이공(보따리상) 규제 등 불확실성이 확대돼 밸류에이션 평가에서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9일 금융 및 업계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이 지난 5일 집행유예로 풀려나면서 롯데그룹의 사업개편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신동빈 롯데그룹회장 경영복귀. 사진/뉴시스
신 회장은 항소심 선고 후에 “그간 미뤄왔던 지주화 전환 등 지배구조 선진화에 주력하겠다”고 밝히면서 사업구조 재편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16년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혔으나 좌절된 호텔롯데의 상장에 이목이 쏠린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 회장의 경영 복귀로 롯데지주의 지주회사체제 완성을 위한 행보가 주목된다”며 “현재 지주회사 체제에 포함되지 않은 호텔과 화학 부문을 지주회사 안으로 편입하기 위해 일차적으로 호텔롯데 상장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앞서 호텔롯데는 지난 2016년에 유가증권시장 IPO를 추진했다. 당시 추정 공모가는 8만5000~11만원으로 상장 후 시가총액은 15조원 수준을 기대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현재의 기업가치는 이보다 낮은 수준이다.
 
우선 회사의 실적이 과거와는 다르다. 면세점 호황기였던 2016년에는 308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1년 만인 2017년에는 844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중국 관광객 감소에 따른 면세점 시장 성장 둔화와 경쟁강도 상승, 공항임차료 부담 등이 겹쳐서다. 한국신용평가는 작년 12월 호텔롯데의 신용도를 ‘AA+ 부정적’에서 ‘AA, 안정적’으로 하향했다.
 
관건은 호텔롯데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면세사업이다. 작년 기준으로 회사 전체 매출에서 면세사업이 83.6%를 차지했다. 호텔(11.1%), 월드(4.6%), 리조트(0.4%), 골프(0.3%) 등의 비중은 낮은 편이다. 면세사업이 회사의 실적을 좌우하는 셈이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면세사업의 우려 요인을 고려하면 호텔롯데의 밸류에이션 기대치는 낮아질 것”이라며 “하지만 오랜 기간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며 호텔롯데 상장을 기다린 일본롯데의 입장을 고려해 상장을 조기에 재추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프리(Pre) IPO 관계자는 “실적이 적정 수준으로 올라오면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수요예측에서 희망가격 하단으로 결정될 것 같은데, 롯데도 밴드 안쪽이면 만족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2016년 당시 회사의 가치평가는 EV/EBITDA를 적용했다. EV/EBITDA는 기업가치(EV)와 영업활동을 통해 얻은 이익(EBITDA)과의 관계를 나타내는 지표로, 기업에게 어느 정도의 현금창출 능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호텔롯데의 경우 유무형 자산상각비의 비중이 높고, 타인자본 대비 자기자본 활용 집중도가 높아 PER(주가수익비율)을 적용하지 않았다. 
 
호텔롯데의 면세사업 EBITDA는 당시 22.4배의 멀티플을 적용받아 12조원 가치로 평가됐다. 하지만 현재 호텔롯데에 적용될 배수는 이보다 낮을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호텔신라 면세점 EBITDA에 17배를 적용해 목표주가를 산정한 바 있다. 고성장기에 적용되던 20배에서 할인된 배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2019년까지 기업공개(IPO)가 실현되지 못할 경우 과중한 재무부담이 지속될 것”이라며 “앞으로 주력사업인 면세사업의 구조적인 변화와 현금창출력 회복 여부 등을 지속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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