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만씨 부인한테 'MG손보 인수' 협조요청 받았다"


MG노조위원장, 국감서 폭로…권력형 금융농단 의혹 새국면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8-10-11 오후 6:52:03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과거 정부의 '권력형 금융농단' 사례로 꼽히는 MG손해보험 인수 의혹이 올해 국정감사장에 재등장했다. 지난 2013년 MG손보가 자베즈파트너스에 인수될 때부터 제기됐던 특혜 의혹은 아직 풀리지 않은 채 진행형이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11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감에서 "MG손보는 자베즈파트너스(이하 자베즈)에 인수된 지 5년 만에 부실 금융기관에 지정될 위기에 처했다"며 "인수 당시를 들여다보면 윗선이 깊숙이 개입한 금융 농단"이라고 주장했다. 중심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있다. 

이날 정무위 국감에서는 MG손보 인수 특혜 의혹과 관련해 자베즈 전 대표 최원규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MG손보 노조위원장인 김동진씨도 참고인으로 국감장에 섰다. 자베즈는 MG손보 지분 93.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추 의원은 "2013년 MG손보 인수 당시 관여한 인물들을 보면 조직도가 하나 나온다"며 "최 대표와 함께 자베즈를 세운 박신철씨는 박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박영우 대유그룹 회장의 조카이며, MG손보 인수를 주관했던 당시 예금보험공사 사장 김주현씨는 박 전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씨의 중앙고 동기"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MG손보 노조위원장인 김씨가 충격적 증언을 쏟아냈다. 그는 2012년 MG손보 전신인 그린손해보험이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되고 예보에 의해 매각 절차를 밟게 됐을 때를 즈음해 박지만씨의 부인 서향희 변호사, 김주현 전 예보 사장, 추경호 당시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났다고 폭로했다. 김씨는 "서 변호사는 인수합병 전문가라면서 만났다"며 "김 전 사장과 추 전 부위원장은 (그쪽에서)만남을 요청해서 만났는데, 자베즈를 통해 인수되면 직원들의 고용을 보장할 테니 그린손보 매각과 새마을금고로의 인수를 반대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당시에도 노조위원장이었다.
 
사진/뉴스토마토

김 위원장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MG손보 인수 이면에 박 전 대통령 친인척에 대한 특혜와 금융당국의 조력이 있었다는 업계의 주장과 일련의 정황들이 재차 설득력을 얻게 된다. 그린손보는 자베즈에 의해 2013년 2월 새마을금고 산하 MG손보로 인수된다. 당시는 박 전 대통령이 18대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었다. 이후 MG손보는 경영난을 겪으며 현재 부실 금융기관 지정 위기에 몰렸고, 매각 대상으로까지 거론된다.

MG손보 인수 의혹은 지난해 국감에서도 제기됐었다. 당시 정재호 민주당 의원은 MG손보 인수 당시 금융당국이 박 전 대통령 친인척을 위해 자베즈의 결격 사유를 눈감고 특혜를 제공한 것 아니냐고 주장한 바 있다. 정 의원에 따르면 2012년 11월 자베즈는 그린손보 인수를 눈앞에 두고 그간 들인 공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2012년 11월16일 자베즈는 그린손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지만, 12월14일 금융감독원은 당시 이곳 대표인 최씨를 금융관련 법령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다. 최씨가 2011년 11월부터 2012년 8월까지 현대저축은행 대표로 재직할 때 벌어진 대주주 신용공여와 업무상 배임이 문제가 됐다. 보험업법에는 대주주 또는 임원이 금융 관련 법령을 어겨 벌금형 이상을 받으면 보험업 승인을 받을 수 없도록 돼 있다. 또 법원에서 해당 대주주 또는 임원에 대한 최종 판결이 날 때까지는 보험업 승인을 미루는 게 금감원의 관례였다.

하지만 최씨가 2013년 1월7일 자베즈 대표를 사임하자 그린손보 인수는 다시 일사천리로 진행, 그해 2월13일 예금보험위원회의에서 그린손보에 대한 공적자금 지원안이 의결된다. 당시 정 의원은 "최종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인수 승인을 미루는 게 금융당국의 관례지만 매각을 일사천리로 진행한 이유는 특혜를 주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확신했다.

한편, MG손보 인수 의혹은 <뉴스토마토>가 지난 2105년 처음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그린손보는 2000년대부터 경영난을 겪다가 2012년 5월 부실 금융기관에 지정, 8월에 매각 대상이 된 후 2013년 2월 자베즈에 인수되고 MG손해보험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이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 친인척에 대한 특혜 의혹이 제기되며 금융업계의 논란거리가 됐다. 본지는 2015년 7월7일 <그린손보 매각, 풀리지 않는 의혹들…관계도 정점에 대통령 일가> 등을 보도하며 해당 의혹을 파헤쳤다. 당시 취재 과정에서 자베즈는 "그린손보는 적법 절차와 공개 입찰로 인수, 특혜를 받은 적 없다"고 해명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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