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본사, 최저수익 보장하라"…가맹점주·알바노동자 한 목소리


"일본은 장기간 최저수익 보장"…점표 계약 전 정보 불균형 문제 지적도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8-10-11 오후 5:43:41

[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편의점 최저수익 보장 필요성에 대해 노동계와 편의점 가맹점주들이 한 목소리를 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며 5인 미만 사업장 또는 이주노동자 차등적용, 주휴수당 폐지 등의 요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을 위해서는 자영업자의 지불능력 확대가 전제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데 따른 것이다.
 
11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편의점주 최저수익 보장 기자회견'에서 나지현 전국여성노조 위원장은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을인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에도 마음 놓고 기뻐할 수 없었다. 자영업자 위기 우려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라며 대기업과 자영업자의 공정한 계약 필요성을 강조했다.
 
나 위원장은 "편의점에서 물 한통도 사먹지 않는 재벌들이 업계를 장악하고 이익을 독점하면서 편의점주들이 최저임금 지불은커녕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게 됐다"며 "기울어진 운동장 끝에서 저임금 노동자와 자영업자가 서로 대립할 것이 아니라 최저임금 지불능력을 개선해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가 웃으면서 최저임금 인상을 외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광호 한국노총 사무국장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자영업자 위기 문제가 대두되면서 (소득주도성장) 정책 기조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며 "대기업에 집중된 과도한 이익 분배가 최저임금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라는 인식에서 노동자와 사용자가 최저임금과 자영업의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자고 모인 의미있는 날"이라고 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알바노조, 청년유니온 등이 소속된 최저임금연대와 편의점 살리기 전국네트워크,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한상총련) 공동 주최로 열린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편의점 최저수익 보장 제도 도입 ▲불공정한 위약금 없는 희망폐업 실시 ▲가맹점주 협상력 현실화를 위한 단체교섭권 도입이 요구됐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실에 따르면 일본의 편의점업계 1위인 세븐일레븐은 12년 동안 매출이 연 2000만엔(약 2억원)에 못 미칠 경우 부족분을 본사에서 지원하는 최저수익보장제를 시행하고 있다. 일본의 또 다른 편의점업체인 로손, 훼미리마트는 10년 간 각각 1860만엔, 2000만엔, 미니스톱은 7년 간 2100만엔을 지급하는 등 최저수익보장제가 보편화돼 있다. 근접 출점으로 점포 매출이 줄어들면 본사가 부족분을 보충해야 하는 만큼 과다 출점을 제한하는 안전장치인 셈이다.
 
반면 한국은 편의점 본사 매출이 2008년 6조원에서 2016년 16조로 8년 사이에 3배 가까이 늘어나는 동안 개별 편의점 수익성은 5억4000만원 6억원 수준으로 제자리 수준에 머물러 있다. 올해 3월 기준 4만190여개로, 인구 10만명당 77.6개에 이르는 편의점 수는 올해 2월 기준 일본 5만6173개, 인구 10만명당 44.4개보다 두배 가까이 많다. 편의점 본사들이 무분별한 시장 확대 경쟁에 매몰된 결과로 편의점주가 손실을 보게 된 만큼 본사 책임을 명확히 하는 차원에서도 최저수익 보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내 편의점은 대부분 5년 계약 중 1년 간 최저수익을 보장하고 있고 이후 재계약하는 형식으로 운영 중이다. 1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승인 코리아세븐 대표와 허연수 GS리테일 대표는 이러한 지적에 대해 "가능한 재정 범위 내에서 보장 확대를 고려하겠다"며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편의점주가 통상 5년인 편의점 계약기간 중에 폐점하는 경우 부담해야 하는 과다 위약금 역시 본사 책임을 감안할 때 상당부분 완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년 이내에 폐업하면 8~12개월치 운영 본사수수료 상당액을 물어야 했던 위약금이 현재 계약금의 10% 이내인 본사 로열티 수준으로 줄어들기는 했지만 과다출점에 대한 손실 대부분을 점주에게 지운다는 점에서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이미 포화상태를 넘어선 편의점 점포 수 조정 없이는 최저수익 보장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에서도 희망폐업을 통한 자연적 점포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관련업계는 보고 있다. 이동주 한상총련 사무총장은 "2010년대 초반부터 편의점 본사 간 출혈경쟁이 가속화하면서 적자 운영을 강요당하던 점주들이 잇따라 목숨을 끊는 등 극단적인 상황에 이르렀다"며 "계약을 맺기전 본사는 예상 매출액 등을 공시해야 하는데 점주는 타사 편의점 출점 가능성을 비롯해 제대로 된 정보 접근에 제한돼 발생한 피해를 본사에서 부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1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편의점주 최저수익 보장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강명연 기자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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