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창궐’ 현빈 “만화적 내용, 처음엔 반신반의했다”


‘공조’ 김성훈 감독 차기작…”김 감독이라면 가능하겠단 확신”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8-11-05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채 한 달이 지나기도 전이다. 배우 현빈을 다시 만났다. 영화 협상을 통해 그는 데뷔 이후 첫 악역을 연기한 소감을 전한 바 있다. ‘협상의 결과가 사실 그다지 좋지 못했기에 그로선 조금 다운될 느낌도 있을 듯 했다. 물론 거대 자본을 책임져야 하는 주연 배우란 위치의 무게가 상당한 것은 사실이다. 그 역시 인정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더욱 무게가 느껴지는 블록버스터로 돌아왔다. 이번엔 사극이다. 이미 영화 역린으로 한 번 경험했다. 하지만 많이 다르다. 좀비가 등장한다. 화려한 검술 액션이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현빈 특유의 무게감이라기 보단 가볍고 즐길 요소가 많은 현빈이 가득한 영화 창궐이었다. 물론 영화 자체가 가볍지만은 않았다. 한국 영화에선 보기 드문 사극 장르의 좀비 블록버스터다. 참고로 창궐에선 좀비가 아닌 야귀’(夜鬼)로 불린다. 현빈과의 대화를 통해 더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현빈. 사진/NEW
 
 
협상개봉 직전 만났을 때와 달리 창궐개봉을 앞두고 만난 현빈은 좀 더 비주얼적으로 터프한 모습이었다. ‘협상때는 반듯한 캐주얼 정장 차림의 모습이었다면, 이번에는 군복을 연상케 하는 얼룩 무늬 야상을 입고 나왔다. 헤어스타일도 정리되지 않은 다소 헝클어진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현빈의 모습은 그 자체로 현빈이었다. ‘창궐속 강림대군 이청의 모습이 오버랩 됐다.
 
하하하. 뭐 의도를 한 건 아니고요. 드라마 촬영도 앞두고 있고 스케줄이 좀 빡빡하다 보니 이렇게 오게 됐습니다(웃음). 사실 전작에선 악역이지만 뭔가 반듯한 느낌을 많이 주려고 했었잖아요. 이번에는 세상을 구하는 인물이지만 좀 반항아 적인 이미지라 저 스스로도 많이 풀어져 보려고 했어요. 그런 방식이 저도 모르게 모습으로 좀 표출된 것 같기도 한 것 같아요.”
 
협상촬영 이후 곧바로 이어진 창궐이었다. 능글거리는 모습은 협상때의 민태구창궐에서의 이청모두 비슷한 느낌이다. 물론 장르적으론 완벽하게 다른 지점이다. 소재나 이야기 그리고 전체적인 구성과 느낌 등도 완벽하게 다르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닮은 듯 하면서도 다르다. ‘현빈이기에 그럴 수 있다. 아니면 창궐자체가 워낙 만화적인 요소가 가득해서 그렇게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현빈. 사진/NEW
 
 
맞아요. 캐릭터 적으론 그런 능글거림이 비슷한 것 같기도 해요. 그리고 만화적인 요소가 많은 점도 맞아요. 그래서 처음에 한 번에 출연 결정을 하지 못했어요. 우선 야귀란 소재가 어떻게 그려질지 상상이 안됐어요. 재미는 있는데 이거 가능할까. 완벽하게 양날의 검처럼 다가왔죠. 이런 거대한 제작비가 투입되는 영화에 제가 주연으로 들어가면. 그리고 만약 실패하면. 부담이 엄청났죠.”
 
하지만 결국 출연을 결정했다. 그건 딱 두 사람의 존재가 너무도 크게 다가왔단다. 우선 감독이다. 연출을 맡은 김성훈 감독은 데뷔작 공조에서 현빈과 함께 했다. 현빈이 경험한 김 감독은 디테일의 장인이었단다. 만난 자리에서도 그를 설득했고, 결국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고. 김성훈이라면 이 만화 같은 영화를 충분히 영화로 이끌어 낼 수 있을 듯 했단다.
 
전작 공조에서 쏟아내지 못한 부분을 이번에 다 쏟아내겠단 의지가 너무 강하셨어요. ‘이 분이라면 가능하겠다란 생각에 확신이 생겼죠. 그리고 마음이 놓인 게 감독님 자체가 굉장히 밝은 분이세요. 그래서 창궐의 어두운 면이 좀 중심을 잡지 않을까 여겼죠. 영화가 한 없이 어둡게 갈 요소가 많은 데 상업적으로 굉장히 톤 앤 매너를 잘 잡은 게 감독님의 공이 가장 크다고 봐요. 사실 가장 큰 매력은 이청의 캐릭터가 너무 강하게 와 닿았던 점도 있어요(웃음)”
 
현빈. 사진/NEW
 
 
반항아적인 이청의 모습은 현빈이 매력을 느낀 지점이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 완벽하게 이청으로 변신한 현빈의 화려한 칼 액션에 관객들은 더욱 매력을 느끼게 된다. 특히나 기존 사극에선 보기 드문 이질적인 장검 액션이다. 조선 시대의 장검이 아닌 영화 속 설정처럼 청나라 시대의 무기에 가까운 색다른 외형이다. 이를 바탕으로 쏟아지는 야귀때와 1대 다수의 불가능한 액션 시퀀스가 완성됐다.
 
검술만 3개월 가량 연습했어요. 영화를 봐도 그렇지만 저도 기대를 했었거든요. 하얀 도포 자락을 휘날리며 칼을 휘두르는 모습을. 저도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꼈으니 관객분들은 더욱 그러하셨을 거에요. 처음에는 1 1의 액션이 많았는데 뒤로 갈수록 저와 상대하는 야귀의 숫자가 늘어나잖아요. 하하하. 나중에는 뭐 정신 없었죠. 처음에는 무기가 관우가 쓰는 언월도였는데 촬영에 들어가면서 장검으로 바뀌었어요. 감독님과 무술팀이 워낙 정교하게 동선을 짜주셔서 막상 촬영에선 그리 어렵진 않았어요.”
 
창궐을 보면 두 가지에 놀라게 된다. 하나는 쏟아지는 야귀의 비주얼이다. 현빈은 이미 분장을 한 배우들이란 걸 알고 있지만 촬영이 시작되면 자신도 모르게 흠칫 놀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단다. 워낙 실감나는 분장과 또한 야귀로 출연한 많은 배우들의 세밀한 연기가 때로는 자신의 오감을 자극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고.
 
현빈. 사진/NEW
 
 
어우, 진짜 촬영장에서도 볼 때마다 놀랐어요. 특히나 밤 촬영이 많았는데, 대기 시간에 야귀 분장을 하신 분들이 인사를 하면 저도 모르게 몸이 움찔 헀다니까요(웃음). 쉬는 시간에 화장실에서 그 상태로 만났다가 기절할 뻔한 적도 있어요. 하하하. 영화를 잘 보시면 제가 진짜로 놀라는 모습을 꽤 많이 보실 수 있어요. 영화를 보면 CG로 착각하실 정도인데, 전부다 분장팀이 직접 하신 거에요.”
 
무엇보다 현빈을 이 영화로 이끌고 또한 관객들도 놀라게 하며 창궐의 진짜 중심을 잡아 준 것은 악역 김자준을 연기한 배우 장동건이다. 영화에선 현빈과 대립하는 최고의 악인이다. 하지만 현실에선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둘 도 없는 친한 선후배다. 현빈은 현장에서 본 장동선의 연기에 연신 감탄을 터트렸단다.
 
제가 연기한 이청이 하얀 도포를 휘날리며 칼을 휘두르는 것도 멋지죠. 그런데 동건 선배가 빨간 도포를 입고 칼을 들고 용상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는 데 온 몸에 전율이 오더라고요. 전 오로지 이청을 어떻게 만들까 만 생각했는데, 동건 선배는 그게 아닌 것 같았어요. 김자준을 만들면서 영화 전체를 보는 느낌이었어요. 정말 큰 배우는 큰 배우란 걸 다시 한 번 느끼게 됐죠. 현장에서나 사석에 정말 많이 의지가 되는 선배에요.”
 
현빈. 사진/NEW
 
 
올해 협상창궐두 편의 굵직한 영화로 관객들과 만난 현빈은 겨울에는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으로 안방극장 복귀를 알린다. 우연히 스페인의 호스텔에 묵게 되면서 기묘한 사건에 휘말리는 투자회사 대표로 변신한다.
 
“나이가 들면서 연기가 기술적으로 늘고 있단 건 스스로가 느껴져요. 하지만 예전의 계산 없던 순수함은 점차 사라져 가는 것 같아요. 그래서 가끔씩 예전 저의 초기작들을 집에서 혼자 볼 때가 있어요. 그걸 보면서 제가 뭘 잃어버리고 뭘 얻었는지 점검도 하게 되요. 올 겨울 드라마에선 좀 더 성장한 현빈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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