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기싸움에 남북협력기금 '제동'


내년 예산 전년대비 14% 증가한 1조977억 편성…야당 "북한퍼주기용" 반대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8-11-05 오후 6:27:39

[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한국수출입은행이 최근 남북 해빙무드를 타고 남북협력기금 사업을 확대한다고 밝혔지만,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심의에서 제동이 걸렸다. 야당이 기획재정부와 통일부가 결정한 남북협력기금 증액을 일제히 반대하고 있어서다.
 
5일 국회는 예산결산위원회 종합질의를 시작으로 내년도 예산안 심의를 진행했다. 심의는 일자리 확대 예산과 함께 남북협력기금에 관한 예산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기획재정부가 내년 남북협력기금 사업비를 올해(9592억원)보다 14.4%(1385억원) 증가한 1조977억원으로 편성했다. 남북교류협력을 촉진하고 민족공동체를 회복한다는 취지로 남북간 철도·도로 협력사업 등을 강화할 방침이다. 그간 수출입은행은 기금을 통해 개성공단 입주 중소기업에 자금을 지원해왔다. 또 금강산 관광사업 경비와 남북 문화·학술·체육협력 경비도 지원하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예상 증액 취지에 대해 "4·27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의 합의사항 이행을 위해서 최소 필요한 수준으로 예산을 편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야당은 남북협력기금 관련 예산이 '북한퍼주기용 사업'이라고 규정하며 반대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북한 비핵화 없는 대북 경제지원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으려고 한다"고 질타하며 대북예산 5000억원 규모를 삭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와 여당은 무조건 원안을 사수한다며 맞불을 놓고 있다. 이날 국회 예결위에서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남북경협 예산은 전혀 지나치지 않다. 앞으로 남북관계 진전을 예상한다면 도리어 부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남북관계 진전을 예상한다면 충분한 예산이 확보돼 사업이 선제적으로 착실하게 준비하도록 하는 게 맞다"며 "남북관계 예산 대폭 삭감하겠다는 것은 어렵게 만들어진 남북 화해협력에 찬물 끼얹을 수 있기 때문에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출입은행의 남북협력기금 운용이 여야 기싸움으로 번지면서 은성수 행장이 애초에 강조했던 '남북협력기금 역할 확대'에 제동이 걸렸다. 그간 은 행장은 기금 확대에 대해 여러차례 강조해왔다. 최근 은 행장은 "수출입은행이 남북협력기금을 통해 과거 했던 대로 경협기반을 쌓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국제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 남북경협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수출입은행이 통일부 수탁기관이기 때문에 야당의 반대에도 설득할 권한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통일부와 기재부가 함께 야당을 설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대부분 원안대로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며 "혹여나 깎이더라도 아주 조금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남북협력기금 예산에 대한 심의는 이번주까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 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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