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급락장에 운용사 '대표펀드'도 쓴맛


"민첩한 대응보다 기다린다"…공모펀드 운신폭 좁아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8-11-0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자산운용사별 '얼굴 마담'으로 꼽히는 대표 펀드들이 10월 급락장에 부진한 성과를 피하지 못했다. 유형별 평균 수익률에도 따라가지 못하는 대표 펀드가 속출하면서, 설정액이 감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펀드매니저들은 운용전략을 바꾸기보다 유지를 택하는 분위기다. 섣부른 포트폴리오 변동에 따라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고, 또 처음부터 장기투자로 들어간 종목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으로 상위 5개 대형 운용사의 설정액 5000억원 이상 5개 대표 국내 주식형 액티브펀드 평균 수익률은 -8.40%로,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 전체 수익률 평균치인 -8.65%와 별반 다르지 않은 저조한 성과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설정액 기준으로 유일하게 1조원을 웃도는 '신영밸류고배당증권자투자신탁(주식)C형'의 수익률은 -8.53%를 기록, 같은 기간 유형 평균 수익률 -7.41%에도 미치지 못했다. 국내에서 흔치 않은 스테디셀러 펀드의 대표주자격인 신영자산운용의 밸류고배당펀드는 설정한지 19년 동안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며 투자자들이 신뢰하는 펀드로 자리매김했으나, 최근의 급락장을 피하지는 못했다. 이 펀드의 1년 수익률은 -18.38%, 3년 수익률은 -2.92%로 주저앉았다. 
 
신영과 함께 가치투자 쌍두마차로 불리는 한국밸류운용의 '10년투자연금증권전환형투자신탁 1(주식)C'도 마찬가지다. 2007년 설정된 이 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9.83%로, 액티브주식일반펀드 평균치인 -8.04%보다 뒤쳐졌다. 
 
특히 신영운용의 '밸류고배당펀드'와 한국밸류운용의 '10년투자연금증권전환형펀드'의 경우 허남권 대표와 이채원 대표가 직접 책임매니저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각 운용사의 대표 펀드다. 
 
 
KB운용의 '밸류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클래스C4'도 -8.55%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액티브주식일반펀드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하나UBS운용과 메리츠운용, 삼성액티브운용의 대표 펀드인 '인Best연금증권투자신탁 1[주식]', '코리아증권투자신탁 1[주식]종류A', '중소형FOCUS증권자투자신탁 1[주식](A)'는 동일 유형 펀드 평균수익률을 웃돌기는 했으나 눈에 띌 만한 차이를 보이지는 못했다. 
 
'코리아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6.56%를, '인Best연금펀드'는 -7.17%로 평균을 약간 앞섰다. '중소형FOCUS펀드'도 -9.73%로 평균(-10.24%)에 비해서는 양호했지만 미미한 수치였다. 
 
운용업계의 한 펀드매니저는 "최근의 단기 수익률 하락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조선, 화학, 건설, 중화학주의 수익률 추락에 따른 것"이라며 "화장품, IT주 등의 중국소비재주의 약세도 영향을 받았다. 이들 종목의 펀더멘탈이 견조해 투자에 나섰으나 수익률이 좋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대표 펀드의 책임매니저들은 섣부른 포트폴리오 변경보다는 '유지'를 택하겠다는 입장이다. 어설프게 종목 교체에 나섰다가 하락폭이 커질 경우 수익률을 만회하기가 더욱 어렵다는 점 때문이다. 설정액이 1조원을 넘는 대형 펀드는 덩치가 커 민첩한 대응이 어렵다는 한계도 갖고 있다. 다만 미세조정에는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10월 시장 수익률에 직접 영향을 준 미중 무역분쟁 심화,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 국내 경기지표 악화, 이란 제재에 따른 유가 상승 같은 이슈는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문제가 아니라 이전부터 제기돼 왔다"며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메가이벤트가 아니면 급격한 포트폴리오 변동보다는 시장상황에 따른 미세조정이 낫다고 판단한다. 전반적인 변화는 없다"고 설명했다. 
 
운용업계 또 다른 매니저도 "유동성 축소와 펀더멘털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시장의 추세적인 상승보다는 경쟁력 있는 개별종목에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특히 기업가치 대비 가격의 괴리가 현저히 커진 종목에서 좋은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종목을 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모 주식형펀드의 경우 사모 헤지펀드와 달리 태생 자체가 포트폴리오의 비중을 자유롭게 줄이거나 늘리기 어렵다는 점에서 운신의 폭이 좁다는 해명도 나왔다. 헤지펀드는 하락장이라고 판단될 때 현금 비중을 제한 없이 늘릴 수 있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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