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장 지속에 스팩합병 상장 인기 '시들'


"IPO보다 효율적인 경로"…공모주시장 분위기 따라 달라져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8-11-0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올 들어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합병 상장의 인기가 시들해졌다. 연초 이후 약세장이 지속됐으나 코스닥 활성화 정책 영향에 기업공개(IPO)를 통한 정규상장 수요가 늘면서 상대적으로 스팩 상장 수가 줄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스팩 합병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기업은 총 8개다. 연내 상장 예정인 에치에프알과 마이크로텍, 나무기술 등을 포함해도 11개로, 지난해 21개 대비 절반 수준이다.
 
스팩은 비상장 기업의 인수합병(M&A)을 목적으로 하는 페이퍼컴퍼니로, 상장 후 3년 이내에 비상장 기업과 합병해야 한다. 3년 이내에 피합병기업을 찾지 못할 경우 청산 후 투자자에게 원금과 이자를 돌려준다. 기업 입장에서는 별도의 공모절차 없이 자금을 조달해 상대적으로 빠른 시간 안에 코스닥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그동안의 코스닥 상장 사례를 살펴보면 스팩 합병상장은 자금조달의 효율성과 상장 이후 수익률 측면에서 IPO상장보다 효율적인 방법으로 분석됐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지난 2007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737개 기업의 상장경로(▲신규상장(정규) ▲코넥스 이전상장스팩상장우회상장)를 분석한 결과, 코넥스 이전상장과 스팩 합병상장이 정규상장보다 효율적이라는 분석이다. 737개의 상장 중 정규상장은 514개사로 가장 많았고 우회상장 132, 스팩합병상장 61, 코넥스 이전상장은 30개였다. 스팩 합병상장은 스팩이 도입된 지 2년 후인 2011년부터 시작돼 전체의 15%를 차지했고, 코넥스 이전상장의 비중은 11%였다. 기업 규모별로 살펴보면 정규상장은 대형주 중심, 코넥스 이전상장은 소형주가 많았고, 스팩합병은 비교적 고른 분포를 보였다.
 
자금조달의 효율성 측면에서 보면, 자금조달 효과가 없는 우회상장을 제외하고 이전상장의 공모가 저평가(IPO underpricing·상장 이후 시장가격이 공모가보다 높게 형성되는 현상) 3.9%로 정규상장(26.3%), 스팩 합병상장(25.5%)보다 현저히 낮았다. 이전상장은 공모가 저평가 수준도 낮고 가격오류(공모가와 상장 이후 시장가격의 괴리)도 가장 작았다. 이는 공모가가 상장 후 시장가격에 가장 근접하게 책정됐음을 의미한다. 즉 코넥스 이전상장이 자금조달 비용을 절감하는 상장방식이라는 설명이다. 스팩 합병상장도 정규상장 대비 효율성 관점에서 우위에 있었다.
 
상장 이후 주가수익률 성과 또한 이전상장이 20%로 가장 우위에 있었고 합병상장(-10%), 정규상장(-26%), 우회상장(-108%) 순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스피-코스닥 가중평균지수를 벤치마크로 계산한 24개월 누적초과수익률이다. 각 상장경로를 선택하는 기업들의 규모와 섹터를 고려하면 코넥스 이전상장(-13%)과 합병상장(-22%)의 수익률이 정규상장(-44%), 우회상장(-93%) 대비 월등히 높았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자금조달의 효율성과 상장 후 주가수익률 성과를 상장경로별로 비교한 결과 코넥스 이전상장과 스팩 합병상장이 효과적인 상장경로"라며 "정보의 비대칭 수준, 이해관계자의 유인체계, 자금조달의 특성, 상장심사의 기준과 절차 등의 측면에서 존재하는 정규상장과의 차별성은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고 말했다.
 
 
스팩 상장의 효율성은 IPO시장 분위기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증시가 활황일때는 IPO상장의 수요가 늘지만 하락장일 경우 기업 입장에서 스팩 상장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상장경로다.
 
다만 올해처럼 코스닥 활성화 정책으로 정규상장 여건이 유리하게 조성된 경우 기업 입장에서 굳이 스팩상장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코스닥 지수가 지난해 말부터 연초까지 강세를 보였고 코스닥 상장 요건을 완화해, 시장에서는 스팩보다 정규상장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올해 스팩으로 코스닥 시장에 들어간 기업도 8개에 그쳤다.
 
김준석 연구위원은 "비상장 기업 입장에서 증시가 활황일 때는 IPO를 통해 청약자가 모이면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을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스팩 합병상장을 택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증권사 IPO관계자는 "스팩 합병의 트렌드를 명확하게 설명하긴 어렵지만 공모 시장의 분위기를 따라가는 편"이라며 "시장 분위기 자체가 살아나야 스팩 상장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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