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원가공개는 영업비밀 침해"


"건설업계만 부당한 처우"…시민단체 "소비자 알권리 위해 필요"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8-11-07 오후 1:22:52

[뉴스토마토 손희연 기자] 이르면 내년 1월부터 공공택지 분양원가 공개 항목이 기존 12개에서 61개로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분양가 세부내역이 공개되면서 분양가가 내려가 집값을 잠재울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있지만 건설업계에서는 분양원가가 공개될 경우 회사 고유의 사업·기술 노하우 공개 등 형평성과 실효성이 문제된다며 반발한다.
 
이르면 내년 1월부터 공공택지 분양원가 공개 항목이 61개로 확대될 것으로 보이고 있는 가운데 건설업계는 형평성 문제 제기 등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공사가 진행 중에 있는 한 건설 현장의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 6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분양원가 공개 항목을 확대하는 내용으로 주택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내년 1월 중에는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행규칙이 개정되면 공공택지에서 공급되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주택의 분양원가 공개 항목이 기존 12개에서 61개로 확대된다. 
 
그동안 분양가 세부 내역이 12개밖에 되지 않아 분양가에 대한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현재 공개되는 분양가 정보는 택지비(3개), 공사비(5개), 간접비(3개), 기타비용(1개) 등 4개 항목의 12개다.  원가 공개가 61개로 확대되면 공사비 항목은 토목이 다시 세분돼 토공사, 흙막이공사 등 13개로 늘어나고 건축은 23개, 기계설비는 9개로 증가하는 등 총 50개로 대폭 불어난다. 택지비 항목도 3개에서 4개, 간접비 항목도 3개에서 6개로 각각 증가해 공개 정보는 총 61개로 늘어나게 된다.
 
공공택지 공급과 주택도시기금의 지원을 받아 만들어지는 공동주택을 매입해 사업을 추진하는 민간 건설사가 분양원가 공개 대상이 된다. 이에 건설업계는 반발이 심하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분양원가 공개는 다른 산업 분야에서도 안 하는 기업 고유의 사업과 기술 노하우를 공개하고 영업 비밀을 알려주는 것"이라며 "건설업계만 부당한 처우를 받는 것이고 분양원가 공개로 회사 경쟁력 저하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분양원가 공개로 인해 공공택지 사업 참여가 꺼려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공공택지 참여를 하는 건설사들은 도급계약안을 모두 공개해야 한다는 건데,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 입장에선 수익성이 절감되는 부분도 상당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실효성 문제도 지적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시공하면서 발생되는 변경 사안들이 많기 때문에 분양원가공개를 한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수치상 안 맞는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실질적으로 건설사나 사업지마다 소모품이나 자재 등 비용이 다 제각각인데, 하나하나 이 기준들을 어떻게 매겨서 산정해야 하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시민단체는 분양원가 공개가 투명한 절차로 공사가 진행되는지를 보기 위한 소비자들의 알 권리를 충족한다는 입장이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감시팀장은 "분양원가 공개의 필요성은 서민들을 위한 공동주택 사업에서 집값 거품이 너무 많아 투명한 절차로 공사가 진행되는지, 원가 이윤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소비자가 알아야 하기 때문에 필요하다"며 "원가 공개를 통한 집값 안정 효과도 있지만 무엇보다 시공사가 도급계약안을 토대로 선분양을 해 준공을 진행하는데 여기서 원래 계약안보다 2배 이상 차익이 생기는 경우 원가보다 부풀려 거품이 생기는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소비자(계약자)는 투명하고 공정하게 공사가 절차대로 진행되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했다.
 
한편 분양원가 공개에 따른 집값 영향도 관심을 모은다. 전문가들은 이미 시장 규제들이 있어 단기적으로 집값은 보합세를 보이겠지만 장기적으로 건설사들의 수익성 부분에서 사업참여가 저조해 공급량 부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단기적으로 이미 시장 규제들이 있어 집값이 잡힐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인 면에서는 건설사들의 사업 참여가 저조해 공급 부족 현상이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손희연 기자 gh704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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