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현대차 알박기 집회 방해' 노동자 무죄 확정


"현대차 사측 집회, 회사 경비업무 일환으로 봐야"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8-11-08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미리 신고만 한 뒤 제대로 집회하지 않으며 다른 단체의 본사 앞 시위를 막는 이른바 대기업의 '알박기 집회'를 방해한 노동자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했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가 현대차(005380)가 미리 신고한 집회를 방해한 혐의(집시법 위반)로 기소된 쌍용차(003620) 복직자 고모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사무국장이던 고씨 등은 지난 2016년 5월 현대차가 미리 집회를 신고해둔 장소인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에서 현대차가 하청업체인 유성기업 노조파괴 공작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한 책임을 묻는 미신고 집회를 하며 미리 진행 중이던 현대차 집회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황모씨는 '기업·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성숙한 집회문화 만들기' 집회(집회문화 집회)를 주최하겠다고 옥외집회신고를 했고 현대차 직원 정모씨 등 100여명은 이날 어깨띠를 착용하고 집회를 진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고씨 등이 속한 유성기업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집회문화 집회 참가자들을 옆으로 밀어붙이면서 집회문화 집회를 일시 중지시키고 자신들의 기자회견문 등을 낭독한 뒤 구호를 제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 고씨는 다른 집회참가자 300여 명과 공동해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철골 구조물을 무단으로 설치한 후 경찰관들의 몸과 그들이 소지한 방패를 강하게 밀치고 잡아당기는 등의 방법으로 폭행하는 등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를 한 혐의도 받았다. 하지만 고씨는 현대차가 1년 내내 회사 앞 인도 등을 독점해 집회신고를 한 뒤 직원과 용역을 동원해 실체 불명의 집회를 열고 있다고 반박했다.
 
1심은 "집회문화 집회는 경비업무의 일환으로 봐야 하고 같은 장소에서 밀접한 내적인 연관 관계가 있는 집회를 개최하고자 하는 타인의 헌법상 기본권인 집회장소 선택의 자유를 배제하면서까지 보장할 가치가 있는 집회라고 할 수는 없다"며 "현대차 집회가 집시법에 따라 먼저 신고됐다고 해도 피고인들이 집시법에 의한 보호 가치가 있는 집회를 방해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경찰을 때린 혐의에 대해서도 "고씨 등 집회참가자들을 집회 진행 장소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격리해야 할 별다른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 집회참가자들은 경찰의 격리 조치에 항의하면서도 별다른 폭력을 행사하지는 않았다"며 무죄로 봤다.
 
항소심도 "집회방해 혐의에 대해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 또 당시 경찰은 집회참가자들이 스스로 선택한 집회의 방법을 존중하고 대화와 설득을 통해 평화적인 집회가 진행되도록 유도하기보다는 일방적으로 이를 금지하고 신고된 집회장소에 있는 참가자들을 강제로 밀어내는 등 조치를 한 것으로 볼 여지가 다분하다. 따라서 고씨가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를 했다고 볼 수 없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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