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돈 침대 6개월, '라돈 포비아'로…검출량 적어도 소비자는 불안


"라돈 검출 자체가 없어야"…성분표시제 정비 필요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8-11-08 오후 1:19:01

[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대진침대에서 라돈이 검출됐다는 보도로 시작된 '라돈 논란'은 어느새 일상 속에 스며들어 '라돈 포비아'로 번졌다. 6개월째 라돈 의심 제품들이 지속 발견되고 있다. 주무부처인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가 관련 대책에 나서고 있으나 소비자의 불안을 해소하기에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5월 한 언론에서는 대진침대 매트리스에서 라돈이 검출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라돈 공포의 시작이었다. 대진침대는 음이온 효과를 위해 라돈을 배출하는 원인으로 알려진 '모나자이트'를 사용했다. 매트리스에서 검출된 라돈은 기준치를 초과했고 원안위가 조사 범위를 확대한 결과 모나자이트를 납품받은 업체는 총 66개였다. 이마저도 생활주변방사선안전관리법이 시행된 지난 2012년7월 이후에 확인된 제품이었다. 이전에는 천연방사성핵종이 포함된 물질 취급자가 원안위에 신고할 의무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해체작업 마무리에 들어간 대진침대. 사진/뉴시스
 
문제는 원안위가 66개 업체 중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은 제품의 경우 공개하지 않아 불안이 확산됐다는 점이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른 조치다. 불안해진 소비자 및 시민단체는 직접 라돈 측정 기기인 '라돈아이'를 사용해 의심되는 제품에 대해 정밀한 조사를 의뢰했다.
 
그 결과 마스크, 생리대, 베개, 기능성 속옷, 온수매트 등 다양한 생활제품에서 라돈이 검출됐다. 특히 여성 소비자들에게 불안을 안겨준 생리대의 경우 원안위 조사 결과 매월 10일씩 1년 동안 2880시간을 사용했을때 연간 피폭선량은 1밀리시버트 이하(0.016mSv)로 나타났다. 기준치 이하의 검출에도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이 제품에 라돈이 검출됐다는 점이다.
 
실제 라돈은 생활방사선으로 자연적으로는 존재하고 있지만 생활용품에서 검출될 이유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연세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인 조승연 라돈안전센터장 역시 한 인터뷰에서 "라돈은 자연적으로 존재해 일상생활에서 피폭이 있을 수 있으나 섬유 등에는 라돈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소량 검출이 아닌 검출 자체가 없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급하게 정부도 대처에 나섰으나 아직 체계적인 관리체계가 구축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원안위는 뒤늦게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산하에 '생활방사선 안전센터'를 구축, 생활방사선 의심 제품에 대한 조사를 확대키로 했다. 하지만 6개월 전 원안위가 검토하겠다고 밝힌 방사성 물질의 성분 표시제 도입은 여전히 제자리다.
 
제품 실태조사·모나자이트 취급업체 중심의 기존 조사 방식에는 한계가 있어 체계적인 '제보 기반 조사'로 바꾼 부분은 그나마 다행스럽게 여겨진다. 국회에서는 생활용품에 방사성 물질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등 라돈 관련 법안 발의도 이어지고 있다. 
 
안재훈 환경운동연합 생활방사능 TF 팀장은 "제품에 모나자이트를 불가피하게 사용해야 하거나 원자재가 그런(라돈 방출) 특성이 있으면 관련 제도를 정비해 성분 표시를 해야 소비자들이 인지할 수 있다"면서 "현재까지 기준치 미만의 제품이 공개되지 않고, 국내법상 사각지대에 있는 모나자이트 가공 제품에 대한 규제가 미비하며 이미 유통 중인 제품에 대한 대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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