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슨해진 정비사업 수주 쟁탈전…수의계약 빈번


2차례 유찰 많아져 수의계약 전환…"경쟁 비용으로 수익성 악화 교훈"

크게 크게 작게 작게 2018-11-08 오후 1:37:11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지난해 과열 양상을 보였던 서울 및 수도권 도시정비사업 수주 경쟁이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잠잠해지는 모습이다. 관련 법 개정으로 수주 비리에 대한 처벌이 강화됐고, 출혈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 구조도 악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이뤄진 도시정비사업 시공사 선정도 대부분 수의계약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도시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수의계약 방식이 많아지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으로 시공사를 선정한 곳 중 절반가량이 수의계약으로 이뤄졌다는 말이 나온다. 고시공고 사항이 아니라 정확한 통계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업계 중론이다. 특히 사업성이 크게 떨어지는 지방에서는 경쟁이 일어나지 않아 대부분 수의계약으로 시공사 선정이 이뤄지고 있는 형편이다.
 
수의계약이 이뤄지는 이유는 건설사들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아 2차례 이상 유찰됐기 때문이다. 올해 2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개정되면서 2차례 유찰되면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다. 특히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이 새롭게 도입되고, 도정법 시행령이 개정되는 등 건설사들의 공정 경쟁을 유도하는 정책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건설사는 물론 홍보용역업체 등은 조합원을 상대로 개별 홍보 등이 금지된다. 또 건설사가 조합원들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경우 기존 형사처벌 외에 시공권 박탈과 최대 2년간 입찰 제한 등의 행정처분이 추가됐다.
 
지난해 과열 경쟁에 따른 후유증도 영향을 미친 듯 보인다. 지난해 강남지역 재건축 수주를 위해 건설사 간 경쟁이 과열되면서 비리 협의가 포착됐고, 현재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 연말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진행된 재건축 수주 비리 혐의 수사에 대한 결과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경찰이 대형 건설사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적극적인 수사를 진행했다는 점에서 대대적인 수사 발표가 예상된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최근 수의계약이 많아진 것은 처벌이 강화되면서 경쟁을 피하기 때문인 면이 있다”면서 “특히 건설사들 스스로 지난해 과열 경쟁에 따른 출혈을 걱정하고 있는 곳이 많다. 수주하면서 돈을 많이 쓴 곳들은 현재 공사를 진행해도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소문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도시정비사업에서 건설사 간 경쟁이 약화될 경우 건설사 우위 시장이 형성되면서 비용 절감을 못하는 등 조합이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지방에서는 역설적으로 조합이 건설사를 찾아다니며 사업 속도를 높이려는 곳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비사업이 늦어질 경우 안전 문제 등이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건설사 간 입찰 담합으로 불리는 들러리 입찰 관행이 또다시 불거질 우려도 제기된다.

도시정비사업이 예정된 서울 종로구 세운4구역 일대.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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